AP “추수감사절 식탁 차림 비용 20% 급등”
인플레이션 속에서 맞는 추수감사절을 위해 저녁 만찬 식탁을 차려야 하는 한인을 포함한 미국 가정의 비용 부담이 그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생활 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 식탁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정도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추수감사절의 대표 식재료인 터키 가격이 크게 치솟자 이를 대신할 음식을 찾는가 하면 아예 포기하고 “차라리 피자나 치킨을 먹겠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AP통신은 터키를 비롯한 주요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 만찬을 준비하는 미국인들의 비용 부담도 지난해에 비해 두자릿수나 증가해 값비싼 추수감사절 저녁 만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미농민연맹(AFBF)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에 10인분 식사를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64.05달러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평균 53.31달러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다. 설문 조사를 실시한 지 37년 만에 최고 가격에 해당된다.
추수감사절 저녁식사 준비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주요 식자재인 터키를 비롯해 각종 속 재료, 감자 등의 가격이 크게 인상됐기 때문이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식료품 가격은 9.5%에서 최고 10.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간 식료품 가격이 2% 인상률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인상폭은 상상 이상이다.
터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올해 초부터 전국 46개 주에서 유행했던 조류독감 때문이다. 조류독감으로 터키를 포함해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4,900만여 마리다. 이로 인해 터키 공급량이 크게 줄어 198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8~16파운드짜리 냉동 터키 도매가격은 1파운드당 1.77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8%나 뛴 가격이다.
조류독감은 계란 가격 상승에도 한몫했다. 가금류들이 살처분되면서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계란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다. 이번 달 둘째주를 기준으로 A등급 계란 12개 가격은 평균 2.28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배 넘게 올랐다.
이밖에도 펌킨 통조림 가격도 지난에 보다 17% 상승했으며 감자 5파운드 평균 가격은 3.26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45.5%나 급등했다.
AP통신은 “인플레이션 외에 생산 감소와 인건비?운송비 증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조류 인플루엔자가 식료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터키를 대신할 소위 ‘대안 명절 음식’을 찾는 움직임이 있는가 하면 아예 터키 요리를 포기하는 대신 치킨이나 피자를 선택하는 가정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폭스 뉴스는 전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자산관리 전문웹사이트인 ‘퍼스널 캐피털’이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명 가운데 1명꼴로 “올해 추수감사절 비용을 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1990년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소위 ‘Z세대’의 상당수는 터키 대신 피자를 비롯한 다른 음식으로 선택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