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 40년래 최고폭
미국 경제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은퇴자들에게 지급되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소셜 연금)이 42년 만에 최고치로 인상된다. 은퇴자들은 내년 1월부터 매달 평균 146달러를 더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 폭의 소셜 연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셜 연금 상승 효과가 반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인을 비롯한 소셜 연금 수령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3일 연방 사회보장국(SSA)은 은퇴자들에게 지급하는 소셜 연금을 산출하는 기준인 생활비 조정률(COLA)을 내년부터 8.7% 인상한다고 공식 밝혔다. COLA는 매년 3분기 ‘도시 근로자 및 사무직 근로자의 소비자물가지수’(CPI-W)를 근거로 산출된다. 이번 COLA의 인상은 기록적으로 치솟고 있는 물가 급등을 반영한 것이다.
내년도 소셜 연금의 8.7% 인상률은 198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소셜 연금 인상률은 5.9%였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소셜 연금은 올해 1,681달러에서 내년엔 1,827달러로, 월 146달러 증가한다. 올해 소셜 연금은 월 평균 1,681달러다.
이같은 인상 혜택은 은퇴자를 비롯해 장애인과 사망한 은퇴자의 배우자, 어린이 등 7,000만여 명에게 돌아갈 것으로 SSA는 추산하고 있다.
전국은퇴자협회(AARP)는 “소셜 연금은 대부분 미국 은퇴자에게 가장 큰 소득 원천이며, 시니어 4명 중 1명에겐 거의 모든 소득”이라며 “이번 인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은퇴한 시니어들에게 특히 문제가 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상되는 소셜 연금은 생일이 1일부터 10일 사이의 수혜자이면 내년 1월11일 첫번째로 지급될 예정이다. 생일이 11일부터 20일 사이이면 내년 1월18일에, 생일이 21일부터 31일 사이이면 내년 1월25일에 각각 인상된 소셜 연금을 받게 된다.
소셜 연금의 인상과 함께 내년도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도 인하 조정된다. 소셜 연금에서 원천 징수되는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는 올해보다 3% 줄어들어 월 5.20달러 인하된 164.23달러로 조정된다.
메디케어 파트B보험료가 인하된 것은 지난 1965년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올해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는 전년에 비해 월 21.6달러가 인상된 170.10달러였다.
42년 만의 최대 폭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치솟고 있는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소셜 연금 인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당파적 단체인 ‘시니어 연맹’(The Senior Citizens League)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소셜 연금에 의한 구매력이 지난 2000년 이후 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도의 구매력을 회복하려면 현재 소셜 연금에 월 540달러를 추가로 지급받아야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인상률인 8.2%를 감안하면 내년도 소셜 연금 인상금에 월 184달러를 더 받아야 물가 상승분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여성 은퇴자 절반 이상이 필수 지출을 감당할 재정이 부족하며, 전체적으로는 약 45%의 은퇴자들이 재정 부족 현상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소셜 연금 수혜자인 한인 박모씨는 “소셜 연금이 인상된다는 것은 분명 기쁜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즐겁고 편안한 은퇴 이후 삶을 기대했지만 갈수록 기대와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