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두영씨 딸 채린씨 추모글 심금 울려
“아빤 우리한텐 영웅이라고”
지난 1일 LA 다운타운 업소에서 2인조 10대 강도들과 맞서 싸우다 숨진 이두영(영어명 타미·56)씨를 위한 딸의 추모가 기금 모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추스르며 추모의 글(My father gave his life protecting what was his)과 함께 이채린씨가 개설한 고펀드미 페이지에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개설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5일 오후 5시 현재 해당 고펀드미 계정에는 기부자 366명이 2만2,410달러를 기부했고 시시각각 기부 참여와 함께 위로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채린씨의 아버지 이두영씨는 지난 1일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에서 대낮에 침입한 2인조 10대 강도들에 맞서 싸우다가 17세 남성이 휘두른 칼에 수 차례 찔려 현장에서 숨졌다.
채린씨에 따르면 다운타운에서 헤어제품 업소를 20년 가까이 운영했던 이씨는 최근 5년 간 수 차례 도둑 피해를 겪었고 그 때마다 이들과 대치해 얻어 맞고 집에 왔고 코뼈가 부러지고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적도 있었다. 그 때마다 외동딸인 그녀는 “그냥 훔쳐가게 두라고 너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아버지의 태도는 확고했다고 한다.
이 날도 이씨의 가게에서 물건을 훔쳐 나간 강도들을 쫓아가 다툼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17세 남성이 칼을 빼 이씨를 수 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렀다. 비보를 듣고 달려간 채린씨에게 이웃 가게 주인들이 울면서 “토미는 자신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를 걱정해서 그러신거다. 자기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범죄가 계속 늘어날까봐 그걸 막기 위해서...”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채린씨는 미국에 와서 7년 동안 아빠와 함께 한 시간이 ‘선물’ 같았다며 “아빤 우리한텐 영웅이라고. 맞아 아빠는 올바른 일을 한거고 사람들은 그걸 기억해줄거야”라는 말로 혼자 남은 슬픔을 스스로 위로했다.
10대 강도에 맞서 싸우다 숨진 타미 이씨를 추모하는 고펀드미 페이지는 https://www.gofundme.com/f/my-father-gave-his-life-protecting-what-was-his?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ampaign=p_cp+share-sheet이며 목표액은 5만 달러이다.
한편 LA 카운티 검찰은 5일 이씨의 살해범인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공식 기소했다. 이들은 보석금 없이 구금된 상태이다. 이들은 이날 첫 인정신문에 출두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