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인 학생 및 학부모들은 대학입시 과정에서 4년제 종합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하버드, 스탠포드 등으로 대표되는 아이비리그 및 UC 계열대학 입학을 선호하는 한인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종합대학에 너무 큰 비중을 두다 보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에 대해 잘알지 못하고 지나칠 확률이 높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한마디로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어학 등 교양과목에 중점을 둔 학부중심 4년제 대학을 일컫는다. 비록 학교 규모는 작지만 내로라하는 명문 리버럴아츠칼리지들은 명문 주립대나 사립 종합대학에 뒤지지 않은 알찬 커리큘럼과 우수한 교수진, 최적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성공할 확률도 명문 사립대학 못지않게 높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규모는 작지만 대부분 정교수가 학부생 직접 가르쳐
미국 내 228개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
■리버럴 아츠 칼리지란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교양과목에 중점을 둔 학부중심 4년제 대학을 일컫는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교양과목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교양과목이 든든한 뼈대 역할을 한다고 믿는 교육철학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교양과목 범주에 들지 않는 비즈니스나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공을 개설한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그리 많지 않다.
종합대학들은 리서치 중심의 교육기관이어서 학생들이 정교수들과 접촉할 기회가 쉽지 않다.
하지만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경우 재학생 수가 훨씬 적은 관계로 정교수가 학부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학생들이 원할 때 교수와 면담도 할 수 있고 필요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미국에는 228개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있다. 주요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신 학교로 잘 알려진 옥시덴탈 칼리지, 미국 내 모든 4년제 대학을 통틀어 졸업생들의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학교중 하나인 하비머드 칼리지, 동부의 내로라하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에 뒤지지 않는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포모나 칼리지 등이 있다.
■소규모 클래스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일부 기초 교양과목 클래스의 경우 학생 수가 40~50명 정도 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강의는 이보다 학생 수가 훨씬 적은 것이 특징이다.
재학생 수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000~2,000명, 많아야 4,000여명 정도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은 10대 1 혹은 그 이하다.
클래스 사이즈가 작다는 것은 학생들이 토론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반면에 리서치 중심의 종합대학은 너무 많은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 때문에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수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부 중심
철저한 학부 중심 대학이다. 대학원이 없으며 종합대학 교수들과 달리 연구보다는 티칭에 전념한다.
커리큘럼 역시 리버럴 아츠 칼리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특정 분야나 학문에 특화된 지식이나 기술 보다 일반화되고 여러 학문분야가 관련된 ‘학제적’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춘다.
문학, 철학, 역사 등 기본적 소양들을 강조하고 기능적 학문의 습득보다는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학생들은 수학, 음악, 경제 등 무엇을 공부하든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된다. 비판적 사고를 통해 실체적 증거를 확인하고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 효율적으로 글을 쓰는 법을 배운다.
■정확한 개인 평가
대학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방법 중에는 시험과 리포트 작성이 있다. 학생 수가 너무 많으면 시험도 채점하기가 쉬운 객관식으로 치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소수의 클래스라면 과제물을 주고 직접 문제점을 설명해줄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생의 능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커리어 준비
의대 또는 법대 진학, 사회 진출 등 대학 졸업후 계획에 상관없이 학생들은 4년 동안 커리어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개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과 꼼꼼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사고와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졸업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가장 높은 탑 10 대학 리스트에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넘쳐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졸업생들은 종합대학 졸업생에 비해 대학원 진학률과 박사학위 취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도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선택하도록 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평생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졸업 후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게 된다.
■입학전형
명문 사립대 못지 않게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입시 준비는 일찍하는 편이 낫다.
BS(Bachelor of Science) 학위가 목표라면 고교 때 AP나 어너클래스에서 수학, 물리학, 화학, 컴퓨터 사이언스 등을 수강하는 게 좋고 영어는 작문 실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BA(Bachelor of Arts)를 염두에 둔다면 사회과학, 인문과학, 자연과학, 예술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두루 경험하는 게 낫다.
지원하고 싶은 리버럴아츠칼리지가 요구하는 과목들을 이수하는 것 뿐 아니라 이 과목들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 학교 자체 기준의 최저 GPA가 있으며 이에 미달하는 지원자들을 탈락시킨다.
명성 있는 대학일수록 지원자들의 학업성적과 시험점수는 대부분 비슷하다. 과외활동을 열심히 하되 가급적이면 리더십 포지션에 도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떤 학생이 지원해야 되는가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학부과정에서 깊이 있는 리서치를 원하고 교수 및 동료 학생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학생이라면 이상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면 최상의 준비과정을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통해 받을 수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한인들에게 생소한지라 보통 취업 등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 데 대학에서 배우는 교양과목의 깊이가 있는 지라 당장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반 대학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학생의 학구적 혹은 개인적 성향도 고려해야 한다. 종합대학 만큼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어 있지 않은데다 캠퍼스 자체가 크지 않아 핫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