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계획 반대” 강제퇴역 당한 한국전 영웅
“그는 한국을 사랑했습니다.”
1953년 ‘철의 삼각지대’ 김화지구 전투에서 미군 대대장으로 활약했던 한국전 참전용사 고(故)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의 장례식과 안장식이 지난 19일 워싱턴DC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엄수됐다.
싱글러브 장군은 한국전 참전용사일 뿐만 아니라 지난 1977년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본국에 소환돼 강제 퇴역당한 인물이다.
고인은 지난 1943년 UCLA를 졸업한 뒤 곧바로 소위로 입대했고, ‘그린베레’로 불리는 육군 특전사의 전신인 OSS(전략사무국)와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했다.
유엔사 참모장으로 한국에 근무하던 지난 1977년 5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5년 이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카터 대통령의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후 한 관계자가 “당시 주한미군 철수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다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을텐데…”라고 하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 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말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고인의 미망인인 조앤 래퍼티 여사는 기자들과 만나 “그는 한국을 사랑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했다”며 고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래퍼티 여사는 “그가 했던 일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는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태용 주미한국대사가 대독한 조전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장군께서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이자 한국전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김화지구에서 대대장으로 전투를 지휘하며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켜냈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자신의 진급과 명예보다 대한민국 국민을 전쟁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군인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는 장군의 말씀이 아직도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며 “대한민국은 장군님과 같은 위대한 영웅들을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한미동맹 수호 의지를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 및 안장식에 조화도 보내 한국전 참전영웅의 영면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