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단이 과거 노예제를 거액 기부와 함께 속죄한다고 선언했다가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 예수회는 노예제 피해자 후손을 위한 기금 1억달러를 약속했다. 역사 바로잡기 노력의 일부였다.
예수회는 과거 한 세기 이상 노예 농장을 자금줄로 삼아 성직자 활동을 유지하고 교회나 학교를 세웠다. 그런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농장 판매 수익금 5,700만달러의 일부와 기부 등으로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모인 돈은 노예제 피해자 후손을 위한 장학금, 긴급구호 자금, 인종 화해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16개월이 지난 현재 모금 규모 때문에 약속이 빈말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수회는 수백만 달러씩 고액기부가 속속 답지할 줄 알았지만 소액기부를 모두 합쳐 모인 돈은 18만달러가 전부라고 밝혔다. 애초 미국 예수회가 지급하기로 한 농장 매각 수익금도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수회와 함께 기금 설립에 나선 ‘후손 진실·화해 재단’은 예수회에 보낸 서한에서 “예수회가 실천을 안 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