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으로 목회 상담·온라인 설교 등 ‘디지털 종교’
밀레니엄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린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자연스럽게 접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디지털 종교’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최근 한 보고서가 소개했다.
워터루 대학 새라 윌킨스-라플램 사회학과 교수팀은 미국과 캐나다의 18세~35세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디지털 종교 트렌드’와 관련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종교를 온라인 종교 활동의 진화와 디지털 미디어가 종교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단어로 정의했다.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 상당수가 디지털 방식으로 종교 관련 콘텐츠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밀레니엄 세대 중 약 41%는 종교 관련 디지털 콘텐츠를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소비한다고 답했고 캐나다 밀레니엄 세대의 비율은 약 29%로 조금 낮았다.
라플램 교수는 “목사와의 채팅 상담, 온라인 설교, 기타 종교 콘텐츠 등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영적 성장을 이루려는 교인이 늘고 있다”라며 “특히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디지털 종교를 통해 믿음의 경험이 더욱 풍부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밀레니엄 세대의 디지털 종교 트렌드를 설명했다.
젊은 교인의 대면 예배 출석률이 최근 급감하는 추세다. 하지만 디지털 종교가 이들 젊은 세대 교인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보고서가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종교 활동 밀레니엄 세대 중 대면 종교 행사 출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종교 활동 밀레니엄 세대 중 약 11%는 최소 한 달 한 번 이상 대면 예배에 출석했고 약 6%는 기타 종교 행사에 참석한다고 답했다. 디지털 종교 활동 밀레니엄 세대 중 약 10%는 세 가지 형태의 종교 활동을 병행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밀레니엄 세대 중 25%는 한 달에 한차례 이상 종교 행사에 출석하고 있으며 이 중 11%는 디지털 방식의 종교 행사 참석을 병행하고 있었다. 대면 방식의 종교 행사만 참여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7%에 불과했다. 라플램 교수는 “대면 방식과 디지털 방식을 병행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많다”라며 “이는 디지털 종교가 밀레니엄 세대의 대면 종교 행사 출석 습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스틀리 런데이 교회 리더십 전문가는 “최근 대면 예배 출석률 급감 현상은 주로 ‘후기 다수자’(Late Majority)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후기 다수자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신제품 사용을 선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그룹을 뜻한다.
최근에야 디지털 예배에 확신을 갖게 된 교인 그룹이 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예배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데이 전문가는 “이제 교회의 미래는 지역에 기반을 두어서는 안 된다”라며 “앞으로 교회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