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고공행진 우려에 취업시장 지원신청 20% ↑
미국 고령 은퇴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노동시장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는 물가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은퇴자금마저 줄어든 탓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은 구인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부담과 주식시장 하락세로 은퇴자금이 줄어들게 되자 미국 고령 은퇴자들의 일자리를 찾아 취업시장에 복귀하면서 노동시장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돌봄 서비스 제공업체인 ‘렌트어그랜드마’에 따르면 돌봄 서비스 지원자 중 고령 은퇴자들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상승했다. 은퇴자 취업 정보웹사이트인 ‘시니어포하이어’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고령 은퇴자들 취업 지원자수 역시 20%나 올랐고 은퇴자를 구하는 광고도 1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은퇴자들이 다시 일터 복귀에 나서는 이유는 치솟는 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으로 은퇴자금의 실질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궁핍한 가계 경제로 인해 일을 다시 하게 된다는 의미다.
생명보험업체인 ‘F&G’ 설문조사에 따르면 1만달러 이상의 재정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50세 이상 시니어 중 80%가 은퇴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지난해 보스턴 컬리지 은퇴연구센터는 65세에서 69세 은퇴자 중 36%가 1년 동안 버틸 수 있는 최소 자금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터에 복귀하는 고령 은퇴자의 수는 앞으로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연방노동통계국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 은퇴자들의 재취업이 크게 늘면서 2020년 경제활동참가율이 8.9%였던 것에서 오는 2030년에는 11.7%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 연령대 중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16세 이상 전체 경제활동참가율은 61.7%에서 2030년에 60.4%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은퇴했다 재취업에 나선 70세의 줄리아 디아즈는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을 부양할 수 없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