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 43도 새 기록
이상고온이 유럽을 덮친 가운데 미국에서도 텍사스 등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20일 50개 주 가운데 28개 주에 대해 폭염경보 또는 주의보를 내렸다.
NWS의 한 예보관은 오클라호마, 텍사스, 아칸소, 루이지애나 등 미국의 중남부에서 이날부터 앞으로 며칠간 최고 기온이 섭씨 37.8도(화씨 100도)를 넘길 것이라고 예보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이날 최고기온이 43.3도를 기록하며 ‘더스트 볼’ 시기에 세워진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스트 볼은 1930∼1936년 미 중부 대평원 지역과 캐나다 평원 지대에서 오랜 가뭄으로 흙먼지 폭풍(dust bowl)이 계속돼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줬던 시기로, 미국 기상 관측상 가장 더웠던 때로 여겨지는데 이 기록을 깬 것이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또 이날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를 넘기면서 40일 연속으로 100도 문턱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에선 이달 들어서만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를 넘긴 날이 15일이나 되는데 다음 주에는 1주일 내내 화씨 100도를 넘길 것으로 예보됐다.
중부뿐 아니다. 동부 해안 지역에선 95번 고속도로를 따라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뉴욕주 북부, 뉴잉글랜드주 남부 등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보스턴에서는 주말까지 최고기온이 섭씨 32.2도를 넘는 날이 5∼6일째 연속으로 이어질 예정이고, 뉴욕에서도 평소보다 높은 30도 후반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폭염은 주말로 접어들면서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하고, 지역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오클라호마의 최대 구급차 서비스 업체는 오클라호마시티와 털사 지역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염이 덮치자 뉴욕은 물론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의 대도시에선 주민을 위한 냉방 센터가 문을 열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냉방 센터는 도서관이나 마을회관, 노인회관 등의 내부에 마련된 폭염 대피시설이다.
하지만 폭염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부를 집중적으로 강타하는 폭염이 이달 말까지는 계속되고 때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