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이 딸린 집에서 사는 상상을 하는 건 근사한 일이다. 집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수영장은 유익한 편의시설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문제만 일으키는 골칫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처음 만드는 것은 물론, 유지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집에 설치된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기 전에 생각해 볼 부분들이 있다. 수영장을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작업이다. 또 고려해야 할 안전수칙들도 많다. 수영장 있는 집 구입을 고려할 때 참고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적정 수준의 pH 농도 유지, 안전 문제도 신경 써야
전기세 등 유틸리티 비용 부담, 주택 보험료도 높아
■비싼 관리비용
뒷마당에 수영장이 있는 집을 소유하는 것은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하지만 수영장을 사용할 때 비싼 유지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수영장을 이용하는 기간 동안에는 일주일에 한번은 청소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을 생각하면 수질이 적정 수준의 pH 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수영장 물은 너무 알칼리성이어도, 너무 산성이어도 안 된다. 이 농도를 지키지 않으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영장 표면과 장비 등이 부식될 수 있다.
장비를 구입하고 화학 물질을 관리해야 하는 수영장을 직접 청소하지 않으면 전문 업체를 고용해야 된다. 사용해야 된다. 주택 정보 업체 ‘홈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전문 업체를 통해 관리한다면 일주일에 평균 125달러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는 수면에 뜬 노폐물 제거, 풀장 바닥 청소, 풀장 벽면 청소, 필터 청소, 수질 점검 등인데 한달이면 500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높은 수리비용
수영장의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 뜯어보면 복잡한 구석이 많고 과학적인 내용들도 숨어 있다. 풀장의 바닥과 벽면이 만나는 부분에는 물때가 끼지 않도록 라이닝이 쳐져 있다. 비닐 라이닝은 가격이 저렴해 많이 사용되는데 보충하는 경우, 평균 200달러 정도 한다. 그러나 만약 전체를 교체한다면 재료비와 인건비까지 1,7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만약 풀장의 수면이 조금씩 낮아진다는 느낌이 든다면 누수를 걱정해야 하는데 전문가를 불러 누수 탐지를 하고 고치는데 350달러는 잡아야 한다. 이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하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거라면 1,000달러는 족히 든다.
■안전문제
매년 미국 내에서 5세 이하 아동 300명 가까이가 뒷마당의 수영장에서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CPSC)의 조사결과 나타났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수영장 전체에 안전벽을 설치할 것을 의무화하기도 한다.
안전벽은 유리, 메쉬, 비닐 등 소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수십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달러도 드는데 잠금 장치가 있는 문과 알람장치까지 있어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다이빙 보드도 골칫거리다. 보드에 충돌하거나 보드에서 튕겨져 바닥이나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은 다이빙 보드가 있는 집을 살 때 셀러에게 보드는 철거해야 클로징을 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안 통하면 집을 산 뒤에 없애는 방법뿐이지만 말이다.
■보험료 부담
주택 보험의 관점에서 보면 수영장이 있다는 것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보통 집 보험의 책임보험 한도가 10만~3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수영장이 있는 집이면 이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집에 놀러 와 수영장에서 부상 당하면 의료비와 소송이 제기될 때 법적 비용이 포함된 보상 금액이다.
많은 보험 전문가들은 수영장이 딸린 주택 소유주들에게 적어도 50만 달러 보상 범위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보험회사들은 수영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 자물쇠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수영장에 다이빙 보드나 물놀이용 미끄럼틀이 설치되어 있다면 위험 가능성이 더 높아져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오너 입장에서도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책임보험의 한도를 늘려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장 한도를 늘려 두면 발생하는 사고의 심각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험정보연구원(III)에 따르면 보장한도 100만달러인 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최소 150달러 선이다.
■낮은 리세일 밸류
뒷마당에 수영장이 있으면 주택의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대부분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국부동산협회(NAR)가 이 문제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없던 수영장을 만들어 살다가 집을 되팔 때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풀장 투자비용의 50% 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NAR은 집 밖의 구조물 10가지의 투자 수익률을 조사했는데 수영장이 가장 낮았고, 반면 나무로 만든 데크는 106%의 수익을 안겨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영장은 누릴 수 있는 즐거움 보다는 뒤따르는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바이어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기 등 벌레 주의
여름 성수기에는 모기와 물벌레가 수영장에 몰리기 마련이다. 벌레를 제거하기 위해 수영장 표면을 스키밍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자주 스키밍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수영장 벽과 계단을 따라 많은 벌레를 유인하는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비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틸리티 빌의 부담
아무 무더운 여름철 전기와 상하수도 등 유틸리티 관련 빌 금액이 많지 않았더라도 수영장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너드월렛닷컴에 의하면 풀장의 펌프 등과 같은 전기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 드는 월 전기료는 50달러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물가 상승률도 인해 덩달아 오른 각종 유틸리티 빌로 인해 주택 소유주들의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영장은 부담일 수 있다. 만약 온수까지 가능한 풀장이라면 당연히 전기료는 더 들게 되는데 풀장에 드는 히터 비용은 한 달에 100달러에서 최고 600달러까지 나오기도 한다.
이런 계산은 전기 히터인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고 만약 개스 히터가 설치된 경우라고 해도 월 유지비는 200~400달러가 소요된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