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 대학지망 변수 부상 “명문대 포기할 정도는 아냐”
연방 대법원의 최근 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많은 미국 학생들이 낙태를 금지하는 주에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학생과 대학 진학 상담사 20명을 인터뷰한 결과 학생이 혹시나 낙태가 필요한 상황에 처해도 시술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한다고 전했다. 일부는 성 문제에 대한 신념 때문에 차별받거나 정치적으로 배척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한인사회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플루트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니나 황은 우수한 학업·음악 프로그램이 있는 오벌린대가 자신에게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달 오하이오주가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뒤로 이 학교를 지원 대상에서 뺐다. 그녀는 “낙태를 금지한 주에 있는 학교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사브리나 세일러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유출된 지난 5월 수업에서 “낙태를 금지한 주에 있는 대학을 다니다가 행여나 성폭행을 당했는데 낙태를 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낙태 논란 이전에도 일부 학생이 정치적 성향이 다른 주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재고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 보수 성향의 주에서 낙태와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면서 이 같은 정치적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진학 상담사들은 낙태 문제가 대학 진학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 이르지만, 학생과 대화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지게 언급됐고, 일부는 꿈꾸던 대학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진학상담업체를 경영하는 대니얼 산토스는 “일부 학생은 생식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주에 있는 대학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주의 상담사인 크리스틴 윌모트는 학생들이 낙태를 제한하는 법을 뒀다는 이유로 텍사스, 플로리다, 테네시주의 상위권 대학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낙태가 대학 선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뉴욕의 상담사인 제이슨 와인가튼은 “낙태가 대부분 학생에게 우려 사항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문턱이 높은 대학 중 하나에 입학하는 것을 단념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