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베이크·음료수 올라
41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코가 무릎을 꿇었다. 물가 상승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푸드코트의 일부 음식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의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코스코도 결국 인플레이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LA타임스(LAT)는 코스코가 푸드코트의 음식 가격을 인상하고 이번 주부터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코스코 푸드코트에서 가격이 인상된 것은 2가지 메뉴다. 치킨 베이크 가격은 기존 2.99달러에서 1달러 인상된 3.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또 59센트에 판매해 오던 20온스짜리 음료수 가격도 69센트로 10센트 인상됐다.
LAT는 인상된 가격은 전국적으로 적용되어 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코 푸드코트의 음식 가격 인상의 배후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에 비해 8.6% 올라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로서리 마켓의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 비해 10% 넘는 인상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코스코도 ‘커크랜드’ 브랜드의 제빵류와 머핀, 와규 스테이크 등 주요 품목의 원가가 상승하면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푸드코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피자와 핫도그 판매 가격은 인상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피자는 한 조각에 1.99달러, 핫도그 콤보 가격 역시 1.50달러로 이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올해 들어 1985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던 핫도그 콤보 가격이 1달러 인상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자체 핫도그 생산 공장을 세워 가동하면서 가격 인상의 상황을 피했다.
핫도그 콤보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데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 속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 푸드코트 이용률을 유지하는 한편 코스코 매장에 대한 소비자 방문율을 높여 매출 상승을 꾀한다는 것이다.
코스코 푸드코트의 일부 음식 가격이 인상됐지만 고물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코스코를 방문한 한 한인은 “솔직이 치킨 베이크와 음료수 가격이 인상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며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이만한 가격으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