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싸고 세금 낮아 기업 몰려
공화당 우세 지역(레드 스테이트)이 민주당 우세 지역(블루 스테이트)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충격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이 5일 보도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블루 스테이트의 인력과 기업들이 주택 가격이 저렴한 레드 스테이트로 대거 이동한 덕이다.
브루킹스 연구소가 연방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2월 이후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일자리가 34만1,000개 늘어난 반면 블루 스테이트에서는 일자리 130만개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각 주의 상품과 서비스, 고용, 신규 주택 매매 등 13개 항목으로 평가한 경제 정상화 지표에서도 최상위 15개 주 가운데 11개 주가 레드 스테이트인 반면 최하위 10개 주 중 8개 주가 블루 스테이트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우편번호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미국인은 4600만명으로 201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인구가 유입된 주는 플로리다,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 레드 스테이트였다. 반면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주는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등 블루 스테이트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격차의 원인은 이념이 아니라 삶의 질과 관계 있다고 지적한다. 팬데믹으로 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주거지 선택이 자유로워진 블루 스테이트 대도시의 고학력·고임금 노동자들이 저렴한 주택, 더 나은 기후와 교통 환경, 더 적은 세금을 찾아 레드 스테이트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헤지펀드 시타델 등 일부 주요 기업도 세제 혜택 등을 이유로 본사를 레드 스테이트로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