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연금 단기 수령 상품 “인플레 속 목돈 받지만 장기적으로 매우 불이익”
경기침체가 임박한 가운데 은퇴 자금을 단기 수령하는 즉시 인출형 연금(SPIA) 상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번에 목돈을 받는 장점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노후 불안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퇴자들이나 퇴직을 앞둔 근로자들 사이에서 SPIA로 상품을 전환하는 일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SPIA는 퇴직연금 상품의 일종으로 은퇴 후 사망까지 계속 수령하는 일반 연금과 달리 한 번에 혹은 짧은 기간 동안 퇴직금을 전체 수령하는 방식이다. 올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퇴직금에 손을 대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증시 급락에 연금 자산 가치가 하락하자 이에 대비해 자산을 회수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PIA 상품이 불러올 위험성을 경계한다. 수중에 당장 돈이 생겨 좋지만 노후에 경제적 불안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연금 리서치 전문가 잭 데용 이코노미스트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은퇴 후 보통 30년을 더 살아가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SPIA는 중장기적으로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당장 은퇴자금을 전부 현금화하면 시간이 지난후에 극도로 가혹한 경제적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가 심각하고 증시가 부진한 현 경제 상황에서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결국 인내라는 설명도 나왔다. 당장 돈이 부족하더라도 참고 소비를 줄이고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데용 이코노미스트는 “증시의 하락장은 언젠가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자산 관리 계획을 유지하는게 가장 현명하다”며 “지출을 통제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