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더블딥 때보다는 상황 나아, 고통은 덜할 것”
미국이 경기후퇴에 빠지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처럼 고통이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단기간에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말까지 미국이 경기후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에 경기후퇴가 일어나면 2007∼2009년의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후퇴와 1980년대 초의 더블 딥(경기후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보다는 고통의 강도가 훨씬 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198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이 당시처럼 미국 경제나 미국인들의 심리에 뿌리내린 상태가 아니었으며,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소비자, 금융권, 주택시장 상황이 더 양호한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경기후퇴가 발생하더라도 1980년대 초나 금융위기 때처럼 실업률이 두 자릿수까지 급증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결과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2007년 말 13.2%에 달했던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정부의 코로나19 지원 결과로 1분기에 9.5%에 그쳤다.
은행들도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무 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부동산·주가 폭락과 실업률 급등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에도 견딜만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주택시장은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영향을 받고 있지만, 투기적 자금이 집중되면서 공급이 급증했던 2006∼2007년보다는 양호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시장 역시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와 이민자 감소 등으로 인력난을 경험한 기업들이 감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