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변이 합계 52% 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인 BA.4, BA.5가 미국에서 빠르게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CDC의 자료에 따르면 BA.4와 BA.5는 19∼25일 미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각각 15.7%, 36.6%를 차지했다. 두 변이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재확산을 주도하는 BA.4와 BA.5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지 6개월도 채 안돼 기존 BA.2와 BA.2.12.1를 추월해 우세종이 된 것이다.
BA.4와 BA.5는 자연 감염이나 백신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다. 더구나 오미크론 유행 때 형성된 자연 면역,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기 때문에 돌파 감염의 우려가 크다.
미국에서는 지난 2주 동안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가 하루 평균 3만1천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시망자는 하루 평균 400명 미만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소장은 "사망자는 일반적으로 노약자 또는 만성질환자나 백신 미접종자"라며 "하지만, 하루 사망자가 250명 정도라고 해도 여전히 너무 많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건당국과 주 정부가 일상 회복에 치중한 나머지, 위험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고 NYT는 짚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만 연안 지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앨러미다카운티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4개월 만인 지난 4일 복원했다가 3주 만에 해제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도 24일부터 마스크 의무화를 철회했고, 미국 입국자들에 대한 항공기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요건 역시 폐지됐다.
현재 주요 백신 개발 업체는 BA.4, BA.5를 겨냥한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면역 능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또한 올가을 접종에 맞춰 제때 생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이유로 생후 6개월부터 5살 미만 영유아에 대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사용 허가에 따라 미국에서 21일부터 접종이 시작되긴 했지만, 유행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 외부 전문가 자문기구는 백신 부스터 샷(추가 접종) 업데이트 계획을 마련하라고 FDA에 권고하기도 했다.
월렌스키 CDC 소장은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새 백신이 나와도 올가을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