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모델 온라인으로만 판매” 발표
포드자동차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열린 투자자문회의에서 향후 개발하는 포드 전기차 모델들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에서 포드의 모든 전기차를 테슬라처럼 고객이 온라인에서 차량을 구매하면 직접 배송하겠다는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오프라인 딜러십을 통한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탈피해 테슬라의 판매 성공 방식을 채택해 비용 절감의 효과도 보겠다는 전략으로 온라인 판매 방식이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21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2019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딜러십 없는 자동차 판매의 성공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딜러십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도 컸지만 자동차 판매의 구심점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실의 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온라인 판매 방식과 서비스센터의 최소화라는 전략은 보기 좋게 성공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칩 품귀 사태 속에서도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다.
이후 전기차 생산업체들은 테슬라의 온라인 판매 방식을 따랐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과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의 방식을 도입해 경쟁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자동차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딜러십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포함해 상당수의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자동차 구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를 직접 둘러보고 시험 운전을 해보는 곳으로 딜러십을 이용하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경향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자동차생산업체 포드가 테슬라와 같이 온라인에서 주문받고 고객에게 직배송하는 유통 체계로 대전환한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기존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새 경향에 가세하고 있다.
머세데스-벤츠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 판매로 확장하고, 독일에서 15~20%,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딜러십 수를 줄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국의 현대차도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기존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온라인 판매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포드의 판매 방식에서 유통비는 차 한대당 약 2,000달러를 차지해 테슬라 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며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해 비용 절감을 하고 대신 딜러십은 ‘전문화된 판매 조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딜러십들의 온라인 판매 방식에 대한 반발과 함께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일부 주의 벽을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텍사스 주의 경우 전기차를 구매하는 주민들에게 2,500달러의 장려금을 지급하지만 온라인으로 구입한 테슬라 차량은 장려금 대상에서 제외다.
현재 전기차 업체들의 서비스센터가 기존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온라인 판매 방식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미국 전역에 있는 서비스센터 수는 160개에 불과하다. 리비안의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19개이고 루시드 모터스는 10개로 올해 말까지 7개를 더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