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40여 년만의 최악 인플레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폭의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드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연준은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 강한 긴축기조를 이어가면서 물가잡기에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연준은 15일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금리를 단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라 41년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하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연준은 향후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갈 가능성도 시사했다. 제롬 파월(사진)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는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7월 FOMC가 다음달 26~27일 예정돼 있는데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린 것이다. 다만 그는 “75bp 인상은 대단히 큰 폭으로 이런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금리 속도는 향후 데이터를 보고 경제 전망 변화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올렸다.
아울러 연준은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직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이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이언트 스텝 소식에도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303.70포인트(1.00%) 오른 3만668.5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도 전일 대비 각각 1.46%, 2.5% 상승 마감했다.
연준이 강한 매파 신호를 시장에 보냈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가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