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대체 목적 ‘인조인간’ 개발은 반감 낮아
과학 기술의 발달이 그야말로 눈부시다. 최근에는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과학 기술 개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실현 단계에 이른 것으로 여겨지는 기술로는 두뇌 칩 이식, 유전자 조작, 인조인간 등이 대표적이다. 인간을 대상으로까지 확장 중인 이들 과학 기술이 삶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줄지는 모르지만 이를 바라보는 종교인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1만여 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구현 중 세 가지 과학 기술에 대한 생각을 물었는데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들의 우려가 높았다. 예배 등 종교 행사에 매주 참석하고 기도를 생활화하는 독실한 종교인 중 인간의 두뇌에 컴퓨터 칩을 인식하는 기술에 대한 반감이 비교적 높았다.
독실한 종교인 중 두뇌 칩 인식 기술을 ‘자연의 섭리를 어기는 행위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기술’이라며 불편감을 드러낸 비율은 81%에 달했다. 심각한 질병이나 신체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독실한 종교인 중 약 72%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인간 노동력 대체를 위한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탑재된 인조인간을 개발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독실한 종교인 48%가 우려를 표한 반면 50%는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미국 전체 성인의 인조인간 기술에 대한 반응 역시 찬성이 62%로 반대(36%) 의견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기독교인만 따로 분류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교단별로 세 가지 기술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두뇌 칩 인식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은 교단은 백인 복음주의 교인으로 약 79%가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며 확실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반면 무신론자와 특정 종교가 없는 비종교인의 경우 약 절반에 해당하는 52%만 두뇌 칩 인식 기술을 우려했고 나머지는 인간 능력 개선을 위한 기술이라며 환영했다.
인간 유전자 조작 기술에 대한 반응에서도 백인 복음주의 교인의 우려가 가장 높았고 기독교 교단 내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우려가 가장 낮았다. 인공 지능이 탑재된 인조인간 기술의 경우 흑인 개신교인을 제외한 전체 기독교 교단에서 찬성하는 교인의 비율이 반대 교인 비율보다 높게 조사됐다. 흑인 개신교인 중에서는 인조인간 기술을 우려하는 교인의 비율이 55%로 찬성하는 교인(44%)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 기독교 외 타 종교인도 포함됐지만, 응답 비율이 너무 낮아 조사 결과에서 제외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