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누적 판매 1,000만 대 달성
93년 진출 29년만에 역사적 성과
10,000,000대의 기아 차가 미국을 질주했다. 1993년 첫 시장 진출 이후 29년 만에 브랜드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한 것이다. 한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거듭난 기아는 내연기관 시대의 화려한 유산을 무기로 미래 전기차 시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도약 중이다.
22일 기아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기아의 지난 4월까지 미국 시장 누적 판매량은 총 1,000만4,255대를 기록했다. 1993년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지 약 29년 만에 역사적인 1,000만대 판매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 및 미국판매법인 본부장은 “1,000만대 판매라는 브랜드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 고객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리더십을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의 스포티지, 2022년의 텔루라이드
1993년 기아가 처음 문을 두드린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금처럼 세계 주요 브랜드들의 최고 격전지였다. 당시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의 기아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첫 차량이 바로 지금까지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스포티지다.
당시까지 자동차 시장에 없었던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탄생한 스포티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최근 5세대 모델까지 나오는 등 기아 브랜드 성장의 중심축이 됐다. 실제 지난 4월 기아 미국 판매 차량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도 1만1,380대를 기록한 스포티지다.
스포티지의 성공은 다른 모델들로 전파됐다. 대표적인 차량이 기함 SUV 텔루라이드다. 2019년 북미 전략 모델로 출시된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기아라는 브랜드가 미국에서 재평가 받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한국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꼽은 ‘올해의 SUV’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출시 4년차를 맞은 올해에도 지난 4월 8,233대가 판매되면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시장 성공신화 만든 조지아 공장
기아 인기 자동차 모델들의 탄생 배경에는 현지 생산 시설로 주요 거점이 된 조지아 공장이 있다. 기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건립했던 조지아 공장은 이제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로 자리잡았다.
조지아 공장은 2009년 11월 본격적으로 가동돼 첫 해에만 약 1만5,000대를 출고했고 2013년 누적 생산 100만대, 2019년에는 300만대를 돌파했다. 현재는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옵티마 등 주요 모델들을 연간 약 40만대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확보했고 관세 등의 비용을 절감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서 기아 SUV 모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조지아 공장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조지아 공장에서 기아의 미국 전용 대형 SUV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전량 생산되기 때문이다.
■테슬라 위협하는 전기차 강자로 진화 중
기아의 전기차 시대는 미래가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재이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정보 전문업체 익스피리언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인 2위를 차지했다. 총 8,82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포드, GM, 폭스바겐 등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친 기록이다. 지난 2월 출시한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전기 SUV 니로EV가 판매량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현대자동차(6,964대)와 함께 그룹사로 범위를 넓히면 1만 5,414대를 판매했는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전통적인 미국 자동차 시장 강자들와 격차를 벌린데 큰 의미가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공략하지 못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아성을 전기차 시대에서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에드먼즈닷컴의 제시카 캘드웰 상무는 “기아는 과거 미국에서 품질을 검증 받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