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첫 상승세 둔화지만 여전히 40년만의 최고치에 근접
에너지 하락, 주거·식료품·여행물가는 급등…연준 긴축에 변함없을듯
미국 물가상승률의 오름세가 약간 꺾였으나 시장 전망치보다는 높아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급등했다고 11일 밝혔다.
전월(8.5%)보다는 상승 속도가 다소 줄어 최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폭이 둔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그러나 WSJ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1%보다는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상승률이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는 점에서 4월 CPI도 40년 만의 최대 기록에 여전히 근접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3%로 시장 전망치(0.2%)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도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4%)를 넘어서는 상승 폭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3월보다는 에너지 물가 오름세가 다소 꺾인 대신 주거, 식료품, 여행 등 전방위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식료품 가격은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보다 9.4% 각각 올랐고 신차 구입 가격은 전월보다 1.1% 치솟았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석달 연속 0.5% 상승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5.1% 올라 1991년 3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호텔 숙박료는 1.7%, 항공운임은 18.6% 각각 급등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2.7% 떨어졌으나, 전년 동월보다는 여전히 30.3%나 높은 수준이다. 이 중 휘발유 가격이 한 달만에 6.1% 급락하기는 했지만, 4월에 다소 진정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전날 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4월 CPI 결과에 미 언론들은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이라는 통화정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뒤 최소 두 차례 더 같은 수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연준 일각에서는 0.75%포인트의 금리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