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신청 2배 증가, 초기 저금리지만 리스크 커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자 주택시장에서 초기 이자율이 낮은 변동 모기지(ARM)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구입을 앞둔 한인들도 ARM에 관심이 많은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중 금리에 맞춰 이자율이 바뀌는 만큼 미래 금융시장은 물론 부동산 경기에 대한 충분한 고민 후에 가입을 해야 한다.
8일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주 모기지 시장에서 ARM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 모기지 대출에서 9%를 차지했다. 이는 3개월 전과 비교해 약 2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금액 기준으로 하면 전체 모기지 신청 중 ARM은 17%를 차지했다.
조엘 칸 MBA 애널리스트는 “AMR의 시장 점유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체 시장에서 ARM의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RM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것은 고정 모기지 상품의 이자율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책모기지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모기지 30년물의 평균 이자율은 최근 5.27%로 지난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등 급격한 긴축에 모기지 이자율은 매우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단기간에 이자율이 치솟은 고정 모기지와 비교해 ARM은 초기 이자율이 낮아 인기를 끄는 상황이다. ARM(Adjustable Rate Mortgage)은 5년이나 7년 혹은 10년 동안 초기에 낮은 이자율로 채무를 갚고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변동하는 상품이다. MBA에 따르면 5년물 기준 초기 이자율이 4%대 초반으로 주택 구입을 앞둔 사람 입장에서는 고정 모기지 상품 대비 비교적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현재와 같이 활황을 이어갈 경우 ARM을 활용해 집을 산 사람은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저금리 구간이 끝나고 변동 금리로 채무를 갚아야 하는 시점이 오더라도 가격이 올라간 부동산을 매각해 차익을 보면 이자 상환은 물론 투자 수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부진할 경우 큰 손해를 볼수도 있다는 의미다. 투자 손실을 감수하고 집을 팔기도 힘들고 최악의 경우 이자율까지 올라가면 빚을 갚기도 어려워져 주택을 압류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전문 금융기업 리날디그룹의 스티븐 리날디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되고 집값이 떨어지면 ARM을 활용한 사람은 채무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주택 구입으로 ARM 가입을 고민 중인 한인이라면 미래 부동산 시장과 금융상황을 충분히 분석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구매할 부동산의 자산 가치는 물론이고 구입 후 거주 기간을 고려해 집을 사야 한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