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이번주 110편 취소·1만5천명 불편
코로나 사태 이후 인력 부족과 운항 환경 악화 등이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운항 취소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달 무더기 항공편 취소 사태가 이어지며 여행객들을 대혼란에 빠뜨렸던 알래스카 항공이 5월 들어 또 다시 항공편 100편 이상을 취소,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으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알래스카항공은 지난 1일 55편, 2일 55편 등 이틀 동안 총 110편의 비행편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여행객 1만5,000여 명이 급하게 일정을 취소하거나 다른 항공편을 예약하느라 대혼란이 빚어졌다. 최소 사태는 3일까지도 이어졌다. 이날 하루 33편의 항공편이 취소돼 3,790명이 불편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취소사태가 이어지며 여행객들의 항의도 속출했다. 가족 6명과 함께 시애틀에서 열리는 친지 결혼식 참석을 위해 오하이오 콜럼버스에서 왔다는 에드하이카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알래스카 항공 직항편이 3일 갑자기 취소돼 휴스턴을 거쳐 콜럼버스로 가느라 하루의 절반 이상을 허비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취소 사태가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항공사 측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윌 맥퀼런 알래스카항공 조종사 협회장은 “새로운 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정 조정상 어쩔 수 없었던 부분도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인력난”이라며 “현재 충분한 비행기 파일럿을 유지하고 새로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맥퀼런 회장은 “현재 항공계 전반에 승무원 부족사태가 이어지는 와중에 알래스카 항공 파일럿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며 “1주일에 보통 4~5명씩 퇴사를 하는데, 이는 예전에는 본적이 없는 속도”라고 말했다.
조종사협회는 알래스카 항공 경영진과 신규 파일럿 채용 계약을 두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이에 대해 알래스카항공 경영진은 “지난 4월 파일럿 부족으로 인한 대혼란 사태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며 올 봄 예정이었던 파일럿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 한달 무리한 일정으로 이미 많은 파일럿들이 월별 운행 제한시간을 넘겨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5월의 항공편 지연 및 취소사태는 평소보다 높은 결근율로 인한 단기간 인력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알래스카 항공은 현재 정상적인 스케줄로 운항 가능한 파일럿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6월까지 항공편을 2% 줄이는 긴급처방을 내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를 뒤흔드는 인력 부족 사태에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무더기로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졌었다.
지난 10월 아메리칸항공은 1,8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었다. 당시 텍사스주 달라스-포트워스 공항에서 돌풍으로 인해 항공기 착륙이 지연되면서 승무원들이 정규 비행에서 이탈, 운항 취소가 많이 늘어나게 됐다고 아메리칸항공 측은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스피릿항공이 악천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열흘간 2,800편을 취소했고, 10월 초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비슷한 이유로 2,400편의 운항을 취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