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혹평 속에 나온 에어팟 패션아이템으로 떠오르며 인기
무선이어폰으로 대표된 ‘히어러블(Hearable)’ 시장은 현재 애플의 독주체제로 구축된 상태다. 지난 2016년 당시, 선보였던 애플 ‘에어팟’에 대해 일각에선 “콩나물 같다”는 혹평도 나왔지만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세계 첫 무선이어폰이란 타이틀과 함께 패션아이템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애플은 이후, 현재까지 20% 중반대 점유율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확실하게 벌리면서 웨어러블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했다. 그랬던 히어러블 시장에 샤오미와 오포를 포함한 중국 업체에 삼성전자까지 가세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삼성전자는 2일 기존 무선이어폰으로 출시했던 ‘갤럭시 버즈2’ 제품의 ‘올블랙’ 색상인 오닉스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오닉스 모델엔 ‘갤럭시 버즈2’에 내장됐던 소음억제(ANC) 성능과 함께 ‘갤럭시 버즈 프로’ 모델의 프리미엄 기능인 ‘360 오디오’ 기능까지 더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 모델과 갤럭시탭(휴대용 컴퓨터), 갤럭시북(노트북)을 아우르는 ‘갤럭시 생태계’를 활용해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의 취향과 개성에 맞춘 디자인과 프리미엄급 성능 업데이트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선 하반기에도 ‘갤럭시 버즈’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가 공세’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오포가 최근 선보인 ‘엔코 에어2 프로’ 모델은 인도에서 3,499루피(약 5만7,000원)로 출시됐다. 이 제품은 배터리 수명 시간이 최대 28시간으로 알려졌고 ANC 및 방수 기능도 포함됐다. 글로벌 무선이어폰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샤오미도 50~100달러(약 6~12만 원) 수준의 저가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경쟁사 제품인 ‘갤럭시 버즈2’(14만9,000원)나 에어팟 3세대(애플 공식 온라인마켓 기준 24만9,000원), 에어팟 프로(32만9,000원)에 비하면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이, 저가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시장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디자인과 성능의 차별점이 시장 경쟁력 확보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선두주자인 애플 또한 연내 무선이어폰 신제품인 ‘에어팟 프로2’ 출시로 맞대응에 나설 태세다. 애플의 프리미엄 무선이어폰으로 선보일 예정인 이 제품에도 ANC 기능이 탑재됐다. 현지 외신 등에선 ‘에어팟 프로2’ 모델의 경우 배터리 성능을 개선, 현재 5시간 수준인 재생시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무선이어폰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진 배경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성장성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등에 따르면 무선이어폰이 처음 출시됐던 2016년 100만 대 규모로 형성된 무선이어폰 시장은 지난해엔 3억 대 선에 진입한 데 이어 내년엔 6억 대까지 점쳐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애플 주도하에 형성된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들이 추격 중인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25.6%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기업인 샤오미(9.0%)와 삼성전자(7.2%) 등이 뒤를 따랐다.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