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월 ‘공격 긴축’ 가능성에 인플레 피크론·침체우려 커져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며 “약은 한번에 다 먹어야 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조기에 금리를 많이 올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붙잡아두고 시장에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그는 이달 중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이 낮아졌다며 0.75%포인트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했던 인물이다. 그랬던 시걸 교수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시장 상황을 본 뒤 마음을 바꾼 것이다.
월가도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앞서 노무라증권이 6월과 7월 0.7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6월 회의 때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장중 94%까지 치솟았다. 1주 전만 해도 6월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다. 파월 의장의 국제통화기금(IMF) 토론회 발언이 나온 21일 전이나 직후만 해도 5월과 6월 모두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유력했다. 여전히 5월은 0.5%포인트가 확실시되지만 향후 금리 인상 예상 폭은 크게 올라간 것이다.
이선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5월에 그것(0.75%포인트)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0.75%포인트 인상 카드에 일리가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중도 혹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조차 0.75%포인트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CNBC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불씨를 끄려고 노력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얼마나 빨리 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다만 초반에 연준이 금리를 대폭 올리더라도 계속 공격적인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파월 의장이 초반에 금리를 많이 인상해두는 방안을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면서 5~7월에는 최소 0.5%포인트씩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사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피크론과 경기 침체 우려, 11월 중간선거 등을 고려하면 이후에는 인상 폭을 조정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맞선다. 크리슈나 구하 ISI에버코어중앙은행 전략그룹장은 “우리 메시지는 당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연준이 5월에 0.7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6월과 7월까지 0.5%포인트를 고수하다 9월에는 0.25%포인트로 낮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월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0.5%포인트 인상 확률을 97%까지 책정했지만 결국 0.25%포인트 인상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