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등 모기지 부문 ‘정리해고’ 나서
이자율 급등으로 모기지 신청건수가 줄어들자 주류 은행업계에서 관련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주수익원이 아닌 한인 은행들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지만 당분간 모기지 융자로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샌프란시스코 비즈니스타임즈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모기지 핀테크 기업 블랜드랩은 최근 모기지 전문 인력 약 200명을 정리해고했다. 블랜드랩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를 통해 “정리해고는 회사의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랜드랩은 그동안 웰스파고와 US뱅크 등 미국 선두 은행들과 모기지 사업을 협업해온 만큼 구조조정은 다른 은행들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기지 대출 시장이 나의 은행 경력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냉각됐다”며 정리해고를 시사하기도 했다.
모기지 시장 냉각은 신청건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1% 급감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율이 올라가자 바이어들이 융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기지 대출에 주력하는 은행들의 수익도 급감했다. 모기지 대출 선두주자인 웰스파고의 1분기 주택담보대출 수입은 6억 9,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약 13억달러에서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류 은행들과 달리 모기지 융자가 주수익원이 아닌 한인 은행들은 당장 정리해고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 한인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지는 않다”며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수익이 좋은 것도 있고 한인 은행업계 특성상 정리해고는 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금융업계에서는 인재를 새로 뽑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어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해서 다른 분야 전문가로 키우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새로운 성장동력에 목마른 한인 은행들 입장에선 모기지 시장의 냉각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인은행들은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모기지 확대에 역점을 기울여 왔는데 시장 상황이 받쳐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선두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RE가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41%로 동급은행 평균인 43.32%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다. 한미은행(71.68%) 등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그동안 금융당국 정기 감사에서 높은 CRE 대출 비중은 한인은행들의 문제로 계속 지적돼 왔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