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루만에 35% 폭락, 시가총액 500억달러 증발
스트리밍 업계의 선두주자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면서 20일 뉴욕증시에서 장중 37% 폭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증시 개장 이후 넷플릭스가 37% 추락한 220.40달러로 주저앉았다며 증시에서 거의 18년 만에 최악의 날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주당 무려 122.42달러(35.12%)가 빠지며 226.19달러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기술기업 중 하나인 넷플릭스의 실적에 크게 실망했다. 넷플릭스는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구독자 수가 20만 명 깜짝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0여 년 만에 첫 감소세로 시장에서는 구독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에 상당한 실망감을 안겼다.
넷플릭스 주가가 이날 35% 이상 폭락하면서 기술주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기업들이 경제 재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넷플릭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5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테슬라와 메타의 주가가 각각 5%, 8% 가까이 하락했으며, 엔비디아의 주가도 3% 이상 떨어졌다. 다른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월트디즈니, 로쿠의 주가는 각각 5%, 6% 이상 하락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패러마운트의 주가도 각각 6%, 8% 이상 떨어졌다.
‘넷플릭스 쇼크’에 월가 투자은행 등 최소 9개 업체는 이날 투자 의견을 잇달아 강등했다고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전했다. 넷플릭스는 전날 유료 회원 계정을 공유해 무료로 시청하는 가구가 1억 가구에 달한다며 이를 단속해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기반의 새로운 저가 서비스 출시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장기적 성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투자 의견을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공유 계정 단속과 광고 기반 모델에 장점이 있지만, 이 조치가 2024년까지는 회사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넷플릭스가 향후 몇 달 동안 신저가를 작성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50% 낮췄다. 피보털리서치는 “1분기 가입자 감소는 충격적”이라며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했고, 웰스파고는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으로 낮추면서 “부정적인 가입자 추이는 넷플릭스에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성장주로서 한계에 도달했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경제 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보케캐피털파트너스의 킴 포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넷플릭스는 성장기업이 그 성장성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