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7월까지 빅스텝” 목소리, 인플레 싸움서 공세수위 높이자
역대급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행보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미국의 경기 침체가 “절대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그는 “(물가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아주 강력한 힘들이 있고 이들은 어느 지점에서 충돌하게 된다”면서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JP모건의 경계심은 말보다 행동에서 드러나고 있다. 다이먼 CEO는 이날 JP모건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1분기에만 9억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뒀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까지도 앞서 쌓아뒀던 대손충당금을 투자금으로 돌려 사용할 정도로 경기 전망을 낙관해왔으나 고물가와 연준의 긴축, 국제 정세 악화 등 급변하는 상황에 태세 전환을 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 결과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1년 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올해 초 18%에서 28%로 높아졌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를 위축시킬 만큼의 금리 인상 없이 물가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생각은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8.5%나 치솟는 등 물가의 고삐가 풀린 상황에서 연준은 일단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지금 튼튼하다”며 “연준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도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과감히 올리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5월에 0.5%포인트를 올리고 아마 6월과 7월에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연준의 ‘빅스텝’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편 연준의 매파 행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 폭을 키우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0%로 22년 만에 0.5%포인트 올렸으며 뉴질랜드 중앙은행 역시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종전 1.0%에서 1.5%로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