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 모기지 5% 넘어 계속 상승세 보여
한인 주택 시장을 포함한 미국 주택 시장에 판도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자 주택 매물이 증가하면서 주택 판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기지 급등으로 매물이 팔리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로 주택 소유주들이 호가(리스팅 가격)을 낮춘 탓이다. 매물 부족 상황이 주택 시장을 이끌었던 이전과는 달리 모기지 금리가 향후 주택 시장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주택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매체 CNBC은 전국 주택 시장이 최근 들어 주택 매물이 늘고 판매 가격도 하락하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3일로 끝난 주에 주택 시장에 신규 매물 주택 수는 1년 전에 비해 8%나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주택 매물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체 주택 매물 수는 1년 전에 비해 13%나 적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신규 매물이 계속 증가하면 매물이 가장 많은 5월을 넘기면서 지난해 수준을 넘는 매물이 주택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물이 증가하자 주택 소유주들이 리스팅 가격을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4주간 주택 매물 가운데 12% 정도가 리스팅 가격이 떨어졌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9%에 비해 상승했다. 리스팅 가격을 낮추는 속도는 빨라져 지난해 8월 이후 매월 리스팅 가격의 하락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택 시장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데는 모기지 금리의 급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5.02%로 5%를 넘어섰다. 5%를 넘어선 것은 2018년 2일을 제외하고 2011년 이후 11년 만의 처음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모기지 평균 금리가 3.38%였던 것과 비교하면 2%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한인 주택 시장에서도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4주 사이에 주택 매물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리스팅 가격이 100만 달러 이하의 주택 매물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효과로 보는 것은 한인 부동산업계도 마찬가지다.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주택 구매 수요자들이 주택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경향이 나타나자 주택을 팔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택 소유주의 우려가 매물 증가의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