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부터 난방비까지 웰스파고 등 소송 당해
팬데믹 완화로 직장 복귀를 앞둔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재택근무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부터 난방비까지 출근했다면 지불되지 않았을 모든 금액을 달라는 것인데 캘리포니아주 노동법도 노동자에 유리해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피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7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최근 웰스파고는 재택근무 기간 발생한 각종 비용을 청구하는 회사 직원과의 소송전에 휘말렸다. 해당 직원은 인터넷, 전화, PC, 프린터, 스캐너 등 홈 오피스를 구축하는데 든 비용 전부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조슈아 하프너 변호사는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이 직원은 재택 근무 동안 업무를 위해 매달 약 100~200달러의 비용을 썼다”며 “이 금액은 직원에게 전가되어서는 안되며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직원과 법정 다툼을 벌이던 웰스파고는 불씨가 다른 직원들까지 번질 것을 우려해 결국 재택 근무 기간 발생한 비용을 일부 지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재택근무 비용을 이유로 직원과 소송전에 직면한 기업은 웰스파고 뿐만이 아니다. LAT에 따르면 비자, 오라클, 리버티뮤추얼보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 회사들은 예상을 못한 상황에서 소송에 직면해 매우 난감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AT와 인터뷰한 크레이그 애커만 변호사는 “이 소송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우 갑자기 발생한 문제 중 하나”라며 “특수한 상황이라도 법은 법이기 때문에 직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법정 다툼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비용 청구 소송을 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상 근무 시간에서 발생한 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정 다툼에서 노동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LA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법은 ‘직무 수행의 직접적 결과로 직원에게 발생한 모든 필요한 지출 또는 손실은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송전이 벌어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패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먼저 직원들에게 관련 비용을 적절한 선에서 청구하라고 하는게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유사한 문제가 한인 업체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경영주들은 관련 사안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 가운데 재택근무 기간 발생한 비용을 지급한 비율은 약 10%에 불과하다.
니콜라스 블룸 스탠포드 경제학 교수는 “노트북, 업무용 책상 같이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장비는 고용주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재택 사무실과 점심식사와 같은 일반적 비용은 사례별로 다르기 때문에 경영주들은 고용 형태에 맞게 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