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냉탕과 온탕 공존” 낮은 실업률 속 인플레
호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경기 침체 전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견조한 고용 지표와 활발한 소비와 투자, 임금 상승 등의 경기 호황의 상황들 속에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국제 유가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징후들이 미국 경제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카드로 경기 안정을 장담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제 인식이 명암이 공존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경기 침체로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뉴욕타임스(NYT)는 호황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경기 호황 속에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모순적인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소위 ‘냉탕과 온탕’ 공존하고 있는 게 미국 경제의 현재 모습이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호황세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자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90%까지 회복한 상황으로 지난달에만 43만1,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정도다. 일자리가 늘어나다 보니 3월 실업률은 3.6%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 기록한 3.5% 수준에 근접했다.
이 같은 호황세 속에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현상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력난과 함께 자동차 가격, 주택 가격, 외식비 등이 급등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징후에 해당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의 소위 ‘경기 연착륙’ 정책이 경기 안정화를 가져 올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이다.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실업률 상승과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현실 처방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고조인 시기에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업의 영업 이익이 높은 데다 가계 저축도 수조달러이고 부채는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 침체를 지연시키는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을 통해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오히려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경기 안정화 정책은 실패의 역사였던 점과 현재 경기 반등세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실질적인 모멘텀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의 근거다.
공급망 문제는 연준의 수요 감소 정책 없이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일터에 복귀하는 임금노동자들이 증가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더욱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잡기에 변수들이 등장한 것도 경기 침체 우려에 한몫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함께 국제 유가 급등으로 3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연준의 애초 전망에 수정이 불가피해지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