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자사주매입 발표 후 일정기간 매각 금지안 추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기업의 자사주 매입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고 CNN 비즈니스가 29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8일 백악관에서 5조8,000억 달러 규모의 2023 회계연도 연방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 예산안에 자사주 매입을 억제하는 내용의 법안도 포함시켰다고 CNN이 전했다.
해당 법안은 회사 경영진이 일정 기간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자사주 매입 계획 이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게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 ‘일정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회사 경영진은 회사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8일 동안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매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순이익(EPS)을 늘리기에 통상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소속된 기업들은 자사주 8,820억 달러어치를 매입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을 회사의 성장과 혁신에 쓰이지 못하게 한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매입이 회사 이익을 전체 경제로 흘러 들어가게 하지 않고 대신 이미 부유한 회사 경영진의 주머니를 채우게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재산 상위 10%의 가구가 기업 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의 이익은 부유층이 누리는 구조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사주 매입 억제 조치로 경영진의 이익이 주주·직원·경제의 장기적 이익과 일치될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CNN비즈니스는 이 법안이 회사의 시장 유동성을 헤치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가가 낮을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부양해 이런 우려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작을 것 같다고 CNN비즈니스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