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임금 전년대비 2.6% ↓
한인을 비롯한 미국 직장인들의 지갑이 올해 들어서면서 더 얇아졌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계속 경신하는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미국 직장인들의 임금 상승을 크게 상회하면서 실질 임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질 소득은 줄어든 반면에 식품비와 개솔린비 등 생활비는 크게 오르면서 한인을 비롯한 미국 직장인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
17일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직장인들의 임금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 탓에 실질 임금은 줄어들면서 고물가에 수입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직장인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8%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6%나 감소한 수치다.
뱅크레잇닷컴의 마크 햄릭 수석 경제분서관은 “지난 1년 동안 임금은 5.1%나 상승했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임금 상승 효과는 사라지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기록적이었다. 지난 10일 연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7.9%나 급등했다. 지난 198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올해 1월에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식료품이나 개솔린 가격 상승폭이 임금 상승폭을 크게 앞지르면서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일례로 가구당 식료품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은 지난 1년 사이에 8.6%나 급등했다. 지난 1981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개솔린을 포함한 에너지 관련 비용도 1981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실질 임금 감소했는데 물가는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미국 직장인들의 삶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관리 플랫폼 ‘크레딧 카르마’가 지난달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직장인의 3분의 2가 임금 수입만으로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