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원유 6.4% ↓…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국제유가 하락하는데 개스값은 언제 떨어지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금지되면서 급격히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진정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역대급으로 오른 개솔린 가격이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원유 가격이 올라갈 때는 함께 급등하는 개솔린이 반대로 떨어질 때는 거북이 걸음인 경우가 많아 시간은 다소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6.4% 급락한 배럴당 96.44달러에 마감했다. WTI 종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원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난 우려 탓에 이달 초 13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유가가 떨어진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회담을 재개한 가운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개솔린 가격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국제유가가 하락 반전했지만 개스값은 끄떡 없이 올라가고 있다.
개솔린 가격이 유가 하락에도 계속 오르는 것은 정유업체의 경영 전략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에너지 회사들은 미래의 유가 움직임을 예측해 현물과 선물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활용해 원유를 들여와 저장한 후 정제해 판매한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단기간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는 에너지 기업 입장에서도 석유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소비자 가격부터 올려 놓고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소비자들이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원유가격 상승한 에너지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명분이 되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일제히 개스비를 올려 받아도 가격 담합을 추궁하기가 힘들다.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당분간 현재의 높은 개스값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진행 방향에 따라서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