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체포·17명 실종…플로리다 앞 실종자 34명은 모두 숨진 듯
미국으로 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항해를 감행하는 이민자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바다 위의 비극도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28일 새벽 푸에르토리코 북서쪽 해안 인근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이민자 등 27명을 실은 배가 바위에 부딪혀 뒤집혔다고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은 배에 타고 있던 17명을 체포하고, 실종된 나머지 10명을 찾기 위해 바다를 수색 중이다.
배가 뒤집힌 곳은 해안선에서 69m 떨어진 곳으로, CBP 대변인은 "실종자들이 익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AP에 말했다.
이날 사고는 앞서 플로리다주 앞바다에서 이민자 40명을 태운 배가 전복된 지 며칠 만에 발생했다.
바하마를 출발한 배가 악천후에 뒤집힌 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 25일 선체에 올라타 있던 남성 생존자 1명을 구조했고, 이후 다섯 구의 익사체를 수습했다.
전날 수색 종료까지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실종자 34명도 모두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한 생존자는 콜롬비아인 후안 에스테반 몬토야(22)로, 여동생과 함께 미국행에 나섰다 사고를 당했다고 영국 BBC는 보도했다.
그를 포함해 탑승자 40명은 모두 구명조끼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였다.
미국으로 향하는 바다엔 최근 이들처럼 해상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크게 늘었다.
엉성한 배에 가득 실려 어둠을 틈타 바다를 건너다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전날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에 미국 당국이 바다에서 체포한 밀입국 시도자의 수가 3천200명을 넘었다.
대서양을 건너다 플로리다주에서 체포된 이들이 1천316명으로, 전년도(588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출신 이민자들이 다수 적발됐다.
미 해안경비대는 전날도 이민자들을 태운 배를 잇따라 적발해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는 밀입국 루트로 주로 이용되는 푸에르토리코와 아이티, 바하마 인근의 바다를 계속 순찰하고 있다며 "바다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배에 가득 탄 채 항해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