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BoA 앞다퉈 수수료 폐지·완화
저소득 가계 부담지우는 관행 지적받아
미국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초과 인출 수수료(overdraft fee)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조치들을 발표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11일 초과인출 정책에 대한 변경을 발표하면서 1분기 안에 고객이 초과인출 수수료가 부과되기 전 24시간의 유예기간을 줘 부족한 돈을 입금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잔고부족 수수료(NSF)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1일 잔고부족 수수료를 없애고 초과인출 수수료를 35달러에서 10달러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운스 체크 수수료는 2월부터 없어지며, 초과인출 수수료는 5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이 모든 변화가 시행되면 은행의 초과인출 수수료 수입은 2009년 수준 보다 97%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들의 이런 조치는 지난달 자산규모 미국 6번째 은행인 캐피털 원이 “모든 소매 고객들에 대한 초과 인출 및 잔고 부족(NSF) 수수료를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발표한 뒤 앞다퉈 발표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에서 JP모건 체이스에 이은 자산 규모 두 번째 은행이다. 지난해 6월 온라인 은행인 앨리 뱅크, 디지털 온리 은행인 앨리언트가 이를 없애기로 한 바 있다. 미국 7번째 규모의 PNC은행은 지난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소위 ‘저현금 모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초과 인출 수수료는 저소득 가계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지우는 관행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다가 핀테크 업체들의 성장으로 수수료 제로를 제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은행들은 이를 없애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미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은 2019년에 초과 인출 수수료로 155억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중 JP모건,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수료 수입이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초과인출 수수료 및 잔고부족 수수료에 대한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1월부터 잔고부족 다음 영업일 마감까지 입금하면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은행으로 입금되는 페이체크 입금 이틀 전에 고객이 계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이 많은 초과인출 수수료를 없앤다고 해도 수익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급등했으며, 모기지 및 기타 대출이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장기 채권 수익률의 상승 덕분에 지난 6개월 동안 급격히 상승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