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 금융권·실리콘밸리 IT 기업 방침 변경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 계획을 미루거나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그동안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종용했던 금융회사들이 방침을 바꿔 복귀를 연기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뉴욕과 뉴저지의 직원들에게 연말·연초 연휴까지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면 재택근무 방침을 세우지는 않았으나, 사무실에 꼭 와야 할 직원이 아니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를 하게 했다.
보험사 메트라이프는 미국 내 전 직원 1만4,000명에게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1월 10일에서 3월로 연기했다고 알렸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또 다른 사모펀드 칼라일그룹도 올해 남은 기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장려했다. 칼라일은 새해부터는 재택근무와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를 할 계획이다.
JP모건체이스는 뉴욕에서 일하는 백신 미접종 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직원들의 확진 사례가 발생한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가능한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라고 요구했다.
연말·연초 파티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연기하거나 간소화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에 있는 직원들에게 연말 모임을 취소하게 했고,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팀이나 부서별로만 파티를 진행하게 했다. JP모건은 내년 1월 개최할 예정인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월가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이 외식할 수 있다면 왜 사무실로 나올 수 없느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5일에 뉴욕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1만8,276명(뉴욕시 8,318명 포함) 발생할 정도로 최근 들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금융회사들이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뉴욕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13%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륙 반대편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사무실 복귀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사무실 복귀 시한을 3차례나 미루고서 내년 2월 1일로 결정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다시 연기한 것이다. 애플은 또한 직원들의 코로나 감염 사례가 확인된 미국 마이애미와 아나폴리스, 캐나다 오타와 등 매장 3곳을 폐쇄했다.
앞서 구글도 내년 1월 10일로 예정된 사무실 복귀 계획을 연기하면서 향후 복귀 일정을 지역별로 결정하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