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포기 상황 속출, 기업들 인력난 악화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비자업무 적체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워크퍼밋(EAD) 카드 신청만 140만 건 이상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퍼밋 카드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일부 신청자들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까지 잃는 상황에 처했다.
28일 CNN에 따르면 다야나 베라 데 아폰테는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한 이민 적체 현상으로 직장을 잃는 피해자 중 한 명이 됐다. 플로리다주에서 아동 특수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이달 말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워크퍼밋 기한이 만료되는 바람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CNN에 따르면 그는 이민 적체 현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잃을 취기에 처한 수천 명의 이민자들 중 한 명의 사례에 불과하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은 이민국이 워크퍼밋 갱신을 제때 해결하지 못해 이미 일하고 있는 직원들까지 잃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민국은 최근 “최초 신청과 갱신 건수를 포함해 140만 건의 워크퍼밋 카드 신청이 계류돼 있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워크퍼밋 카드는 신청서 접수 후 90일 안에 발급받도록 돼 있으나 팬데믹 기간 동안 이민국의 심각한 적체 현상으로 상당수의 신청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워크퍼밋 카드의 시한이 만료되기 이전에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면 신청자들은 일을 그만둬야 하는 혼란을 겪게 된다.
이민 전문 변호사 리온 프레스코는 “올해 한 IT 회사가 워크퍼밋 카드가 갱신되지 않은 직원 5명을 그만두게 해야 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 경기 실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올해 3분기 숙련된 노동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이민국의 밀린 업무를 줄여나가고 있지만 비자 업무 적체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