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통과가 걸림돌… 백악관, 조속한 처리 촉구
연방하원이 19일 교육과 의료, 기후변화 대응 등에 2조달러를 투입하는 사회복지성 예산안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표결을 통해 찬성 220표, 반대 213표로 이 법안을 처리했지만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법안은 이제 연방 상원으로 넘어가 표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공화당의 반대와 민주당 내 일부 이견으로 하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민주당은 크리스마스 전에 상원 표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 통과 후 성명에서 “또 다른 큰 걸음을 내디뎠다”며 중산층 재건을 통한 미국 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세수 확보를 위한 세금 부담이 극부유층과 대기업에 한정적이고, 법안이 인플레이션을 가중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상원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사회 안전망을 대폭 확대하는 이른바 ‘인적 인프라’ 예산으로 불린다. 무상보육 서비스 확대, 의료보험 지원, 노인·장애인 돌봄 서비스 확대, 기후변화 대응 및 친환경 투자 확대, 이민시스템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하원안에 포함된 유급가족휴가는 연방정부 차원의 첫 국가적 유급가족휴가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족의 치료와 돌봄, 출산과 양육 등으로 최대 4주간 휴가를 쓸 수 있고 국가가 봉급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3세와 4세에 대한 무상 프리스쿨 교육도 포함됐으며 이를 위해 어린이 1인당 연 1만달러의 교육비를 투입하게 된다. 시니어를 위한 메디케어 혜택을 확대, 무료 보청기를 5년마다 지급하고 사비로 내야하는 약값 부담을 연 2,000달 이하로 제한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차일드 택스 크레딧도 1년 연장된다. 이밖에 불체자의 노동허가증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후변화 대응 법안에는 1만2,500달러 상당의 전기차 비용 절감 및 가정용 태양광 패널 설치 비용 30% 절감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술을 피하고자 과반 찬성으로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예산조정 절차를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상원의 여야 의석수는 각 50석씩 동수다. 공화당 의원이 찬성 대열에 동참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전원이 찬성한 가운데 의장인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를 활용해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인 셈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