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와 물만 정화해도 건강 챙길 수 있어
고성능 에어 필터, 정수기 설치 등 간단히 해결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건강식 챙기기, 체중 조절하기, 운동하기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정작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곳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인생의 3분의 2를 보내는 우리 집이다.
집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해질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따라서 건강을 챙기려면 집안 곳곳부터 둘러보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전문 머니 매거진이 간단하게 집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 MERV 13 에어 필터
중앙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주택은 천정이나 벽면에 에어 필터가 설치되어 있다. 중앙 냉난방 시스템은 실내 공기를 흡수해 이를 가열 또는 냉각해 다시 실내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실내 공기에 포함된 이물질을 여과하는 것이 에어 필터의 역할이다. 에어 필터 별 여과 능력에 따라 ‘MERV’(Minimum Efficiency Reporting Values) 등급이 1에서 16까지로 정해지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여과 능력이 높은 에어 필터다.
에어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는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등급에 신경 쓰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많이 설치된 MERV 8 미만의 에어 필터는 공기 여과 능력이 중간 정도로 냉난방 기기를 관리하는 데 적절한 등급이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까지 걸러 내려면 MERV13 등급의 에어 필터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MERV13 에어 필터의 여과 능력은 80%~90%로 높아 바이러스, 곰팡이, 박테리아, 앨러지 유발 항원과 같은 미세입자까지 걸러내는 효과가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연방환경보호국’(EPA) 등도 건강을 위해 MERV13 등급의 에어 필터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MERV13 에어 필터의 가격은 시중에서 약 40달러~60달러(멀티 팩) 정도이며 3개월마다 교체하도록 권장된다.
◇ HEPA 필터 장착된 공기 청정기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내 공기 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방법이 있지만 실외 먼지가 오히려 실내로 유입될 수 있고 겨울철에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실내 공기 정화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집안 전체 공기 정화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식과 방마다 이동식 공기 청정기를 비치하는 방법이다.
공기 정화 시스템 설치 비용은 주택 크기에 따라 500달러~4,000달러 선이다. 주택을 임대하고 있거나 비용 부담으로 설치가 힘들다면 필요한 공간에 이동식 공기 청정기를 구입해 비치할 수 있다. 이동식 공기 청정기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가 포함된 제품을 구입하도록 한다. 헤파 필터는 여과 능력이 99%로 매우 높아 실내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
공기 청정기 설치와 함께 ‘공기 청정도 모니터’(Air Quality Monitor)를 함께 사용하면 실내 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정화할 수 있다. 모니터는 실내 각 공간 별 포함된 공기 내 유해 물질과 포함 정도를 알려주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공기 청정기를 적절히 작동시키면 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실내 공기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나와있어 귀가 전 실내 공기를 미리 정화시킬 수도 있다.
◇ 정수 시스템 설치
공기와 함께 체내에 가장 많이 흡수되는 것이 바로 물이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만큼 건강을 챙기는 좋은 방법이 없다.
지역별 수도국에서 정수 처리된 물을 각 가정에 제공하지만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건축 시기가 70년대 또는 그 이전으로 오래된 주택의 경우 수도관이 낡아 납 등의 유해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납은 인체에 장기간 쌓여 신경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정수 시스템 또는 정수기를 설치해 유해 물질이 제거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정수 시스템은 집안 전체로 공급되는 수돗물을 여과하는 장치로 설치 비용이 수천 달러로 비교적 부담이 크다. 반면 정수기의 경우 수도꼭지에 부착하는 간단한 제품은 약 30달러 선으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설치가 가능하다. 비영리 환경 연구 단체 ‘EWG’(Environment Working Group)의 웹사이트(www.ewg.org/tapwater)를 통해 지역별 상수도 오염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 카펫 대신 나무나 타일 바닥
최근 카펫 대신 나무 마룻 바닥을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건강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 T.H.챈 공공보건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카펫에는 흙이나 먼지, 기타 화학 물질이 끼어 있다가 사람이나 애완동물의 이동이 있을 때마다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또 습기 찬 카펫을 통해 곰팡이 등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들 유해 물질이 인체로 유입되면 천식, 천명(기관지 쌕쌕 거림), 상기도염 등의 질환의 원인이 된다.
카펫을 나무 마루나 타일 등으로 교체하면 이들 질병에 감염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바닥 교체가 힘들다면 적어도 진공청소기를 사용한 카펫 청소를 자주 실시해야 하는데 진공청소기는 반드시 헤파 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사용해야 카펫에 긴 유해 물질 제거에 효과적이다.
하버드 대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 필터를 사용하는 일부 진공청소기는 먼지를 흡수한 뒤 미세하게 분해해 다시 공기 중으로 분출하기 때문에 제품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하다.
◇ 제습기 설치
욕실, 지하실, 주방 등 수도 사용이 많고 습기가 차기 쉬운 곳에 곰팡이가 자주 발생한다. 또 환기가 잘 안되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장소도 곰팡이 서식하기 좋은 곳이다. 곰팡이는 호흡기 및 각종 피부 질환, 앨러지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실내 발생을 막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곰팡이 발생 원인인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에 제습기를 설치할 수 있다. 제습기는 제품과 사양에 따라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달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곰팡이 발생을 방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제습기 설치 외에도 욕실에서 샤워 뒤 배기팬을 작동시켜 공기 중에 남아있는 습기를 제거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냉난방관’(HVAC)에 먼지가 쌓여 곰팡이 발생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냉난방관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