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1,775개에 달하는 대학들이 SAT·ACT 점수 제출을 면제하는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표준화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교 성적 이외에 어떤 강점을 부각시킬 지에 대한 심리적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국가공정시험센터(The National Center for Fair & Open Testing)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내 130개에 달하는 대학들이 SAT·ACT 점수 제출을 요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지난해 SAT·ACT 점수 제출을 면제한 학교들이 평균적으로 더 많고 다양한 지원자들의 어플리케이션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SAT·ACT 점수 제출이 면제된 학교들에는 저소득층, 소수계 인종 학생들의 지원이 평균 20%씩 증가했다.
앞서 지난 5월 UCLA와 UC 버클리 등 UC 계열 대학들도 입학 사정 및 장학금 심사에도 SAT 및 ACT 시험 점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14일 UC 이사회는 “일부 장애 학생 및 소수계 학생들을 대리해 UC의 SAT 등 시험 점수 사용이 이들 학생에게 차별적이라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2021년 가을학기부터 2025년 봄학기 사이 UC 계열 대학 입학 지원자에 대해 SAT 및 ACT 점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등은 SAT와 ACT 시험 유예를 2022년 입시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 대학 입학전형에서 SAT·ACT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들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시험 취소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학들이 SAT·ACT 점수 제출을 선택사항으로 변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입 지원 시에 SAT·ACT 점수를 제출하는 학생 수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입 지원 플랫폼인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을 위한 입학전형에서 지원자 가운데 44%만 SAT·ACT 점수를 제출했다. 이는 전년도 대입 지원자 77%가 시험 점수를 제출한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