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다카 출신 박진규씨 이민국서 출국 승인돼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 수혜자로서는 최초의 로즈장학생인 한인 박진규(사진·연합)씨가 약 2년 만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로 갈 수 있게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민 당국은 지난주 박씨의 영국 출국을 승인했다고 박씨의 변호사 측이 밝혔다.
박씨는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다카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에 놓여 영국행이 불확실해지자 옥스포드대 유학 계획을 보류해왔다.
다카는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미국에 와 불법체류 하는 이들에게 추방을 면하고 취업을 허용한 제도로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만들어졌다. 프로그램 수혜자를 ‘드리머(Dreamer)’라고 부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카 수혜자들의 해외여행을 불허하는 등 프로그램 폐지를 추진했지만, 연방 대법원이 지난해 6월 다카가 불법이라는 그의 주장을 기각하면서 프로그램은 다시 원상 복구됐다.
박씨는 현재 하버드 의대에 재학 중으로, 외환위기 당시이자 7세 때인 1997년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 왔으며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플러싱에서 성장했고, 2018년 다카 수혜자로서는 처음으로 로즈장학생에 선발됐다. 로즈장학제도는 1902년 영국 사업가이자 정치가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옥스퍼드대학교에 설립된 세계적인 장학프로그램으로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옥스퍼드대학교 최소 2년 치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는다
이번 이민 당국의 승인으로 박씨는 지난해 다카 수혜자로서 두 번째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된 산티아고 포츠와 함께 옥스포드대로 향하게 된다. 장학재단 측은 “로즈장학생 드리머 두 명이 다음 달 옥스포드로 가게 돼 이제 그들이 학업을 마치고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씨는 지난 2019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당시 다카 수혜자로서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당시 기고문에서 박씨는 로즈 장학생 선발에 대해 “달콤씁쓸한 소식이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다카 폐지 방침에 대해 “그것은 내가 옥스퍼드로 떠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는 서류미비 이민자의 영속적인 현실”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장학제도 가운데 하나의 수혜자로 결정된 이후에도 미국에서 내 자리(place)가 있는지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매일 ‘내가 여기(미국 사회)에 속해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계속 (미국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정당화해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옥스포드대에서 수학하는 동안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이 나라(미국)에 ‘우리는 미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어떻게 촉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어떻게 인권을 존중하는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할지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