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미뤘던 수요 폭발
올해 190만건 예상, 전년비 46% ↑
미국에서 결혼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결혼식과 관련된 웨딩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각종 행사와 경제 활동 통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결혼식을 미뤄 왔던 예비 부부들이 결혼식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웨딩 산업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을 연기했던 예비 부부들의 결혼식이 줄을 이으면서 웨딩 플래닝 업체를 비롯한 미국의 웨딩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미국 웨딩 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불황을 맞았다. 웨딩 산업 리서치 업체인 ‘더 웨딩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치러진 결혼은 130만건으로 평년 210만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활동이 ‘셧다운’되면서 결혼식 건수도 급락한 것이 웨딩 관련 업체들의 폐업으로 이어져 불황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웨딩 산업의 반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찾아왔다. 연기했던 결혼식을 여는 예비 부부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더 웨딩 리포트는 올해 미국 내 결혼 건수가 190만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130만건에 비해 46% 늘어난 수치다.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못 미치는 결혼식 건수이지만 내년에는 250만건에 이르면서 1084년 이후 연간 최대 건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더 웨딩 리포트의 설명이다.
덕분에 웨딩 플래닝 업체와 음식을 제공하는 캐터링 업체 등 웨딩 산업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피츠버그에서 웨딩 플래닝 업체를 운영하는 멕 밴 다이크는 “내년 5월 결혼식까지 일정이 잡혀 사진촬영기사를 확보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며 “하청 업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웨딩 산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신부 의상 업체인 ‘대니얼프랭클’의 대니얼 허시 대표도 “이전에는 1주일에 고객이 6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하루에 4명 수준”이라면서 웨딩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을 설명했다.
고급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높은 브레이커스 팜비치, 애리조나 빌트모어 등은 올 가을 결혼식 예약이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
결혼식 붐은 결혼 반지를 비롯한 명품 보석 브랜드의 매출 급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의 예물 반지 전문 업체인 ‘더 클리어 컷’의 경우 지난 5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4배나 증가했다. 리치몬트 그룹은 올해 2분기 보석 매출이 전년보다 142%나 늘었다. 특히 미주 지역 매출이 276%나 급등하면서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웨딩 산업의 호황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결혼율이 줄어드는 등 비혼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율은 지난 10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9년에는 1,000명당 결혼 건수가 6.1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결혼식의 급증 현상은 출산 이전에 결혼식을 통해 일종의 혼인 서약을 가족과 친지들에게 공표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