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
올 여름 감기와 기침은 예년에 비해 심하다. 감기에 걸렸던 사람들은 코막힘은 물론 귀가 멍멍하고 목이 쉰 듯한 증상이 2주 가량 계속된다고 한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독감과 감기, 기타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이제 마스크를 벗고 사교 모임과 허그, 악수 등을 다시 하면서 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백신을 접종하고도 가슴 통증이 느껴지자 코로나19를 의심하며 병원을 찾은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그냥 감기라는 소리에 안도는 했지만 감기와 기침이 심해 자발적인 격리를 하기도 한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유난히 덥고 연신 재치기를 하는 여름을 맞은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팬데믹 봉쇄령이 코로나19 감염을 막아주긴 했지만 지하철로 통근하고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매일 접하던 일반적인 병균들에 대한 노출기회를 놓쳤다.
전문가들은 면역 체계가 예전만큼 강할 수도 있지만 한동안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을 접하지 않았기에 병균에 다시 노출되면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고 말한다. 또, 과거에는 일부 바이러스 노출에 의해 면역력이 유지되었지만 팬데믹 이후 집에만 머물러 있다보니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 여름 전형적인 감기와 독감 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RSV와 HPIV)을 비롯한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영유아나 노인에게 특히 위험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여름에 급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RSV 급증은 몇몇 남부의 주들에게 두드러졌으나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주로 어린이들을 감염시켰고 그 중 일부는 심각한 증상을 보여 입원했다.
RSV는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령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어린이들이 각종 병균들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면역 기능이 저하되었다. 영유아의 RSV 발병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나 지난해 RSV 환자가 거의 없어 여름에 환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