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C모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다음달부터 재택근무제에서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기로 직원들에게 공지한 상태. 하지만 LA 카운티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대면 업무 재개가 무리라는 의견이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면서부터다. 그간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 공백을 채워야 하는 현실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의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C씨는 “대면 업무 복귀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일단 사무실 복귀를 연기하고 재확산 상황을 보고 복귀 시점을 다시 설정해 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소위 ‘델타 변이’ 재확산으로 한인 기업들은 물론 미국 내 유수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계획이 연장되면서 실시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직원들이 상당수에 이르다 보니 대면 근무 재개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 결정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애플을 비롯한 미국 내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사무실 복귀 일정을 미루고 있어 사무실 복귀 계획의 성공 여부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9월로 예정됐던 사무실 복귀 일정을 10월까지 연기할 예정이다. 애플은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 최소 한 달 전에 사전 통지를 하겠다고 공지했다. 애플 직원들의 상당수가 선택에 따라 1년짜리 재택근무제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애플 경영층에 제시한 것을 알려졌다.
메이저 에이전시인 ‘윌리엄 모리스 엔데버’(WME)는 이번 달 LA 베벌리힐스 본부의 사무실 복귀를 실시했지만 지난 주 비대면으로 근무 형태를 다시 변경했다. 트위터의 경우는 지난해부터 영구 재택근무 방안을 도입했다.
사무실 복귀를 철회하는 데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전국적으로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4일 동안 180% 급증하면서 4만5,343명에 달했다. 사망자 수도 252명에 달하면서 2주 전에 비해 30%나 늘어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혼합형 근무 체제인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취업정보 웹사이트 ‘인디드’(Indeed)는 오는 9월7일을 사무실 복귀일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이브리드 근무제로 전환하면서 사무실 복귀 계획 재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사무실 복귀 계획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는 9월부터 사무실 복귀를 추진한단 방침이다. 9월 미국 사무실을 절반 정도 개방하고 10월엔 전체 사무실을 개방해 직원들이 출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휴렛패커드는 이미 직원들이 출근해 근무를 하고 있으며 웰스파고는 오는 9월7일을 사무실 복귀 ‘D데이’로 잡아 놓은 상태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