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 및 외식 업계가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물론 운송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곡물 등 식품의 원재료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생활용품과 식료품을 판매하는 영국 유니레버의 그레임 피케틀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원재료·포장·운송 등 비용 상승을 겪고 있다”면서 “약간의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니레버는 올 2분기 가격을 이미 올렸는데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유니레버의 올 상반기 영업 마진율은 18.8%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물가 상승은 물론 마케팅 비용 증가와 코로나19 관련 지출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피케틀리 CFO는 “우리는 가격 책정에 매우 집중하고 있으며 잘 연착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고 강조했다.
식품 기업의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추세다. 코카콜라는 올 상반기 3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겐다즈로 유명한 미국 식품 기업 제너럴밀스도 올해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식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폴레는 지난달 전체 메뉴 가격을 약 4% 인상했다.
다른 외식 업체들도 직접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인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인용한 증권가 보고서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던킨은 8%씩 올렸으며 타코벨의 경우 10%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유니레버를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기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