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수홍의 가족사가 연일 온라인 연예 뉴스 코너를 뒤덮고 있다.
다양한 예능에 쉬지 않고 얼굴을 비추며 '성실의 아이콘'으로 인식된 박수홍이 친형 부부로부터 30년간 출연료를 떼였다는 의혹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박수홍 본인이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본 것, 그리고 그 소속사가 형과 형수의 명의로 운영돼온 것이 사실"이라며 "마지막 대화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더는 그들을 가족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혀 대중의 공분을 샀다.
엄밀히 말하면 개인 가족사이지만, 박수홍이 그동안 SBS TV '미운 우리 새끼' 등 스타 가족 관찰 예능에 오래 출연해왔기에 시청자는 마치 절친한 지인의 일처럼 인식하는 분위기다. 관찰 예능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31일 "평소 박수홍의 이미지가 성실하고 좋은데, 그런 사람이 30년 동안 번 돈의 상당 부분을 가족에게 속아 빼앗겼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더 동정이 가고 응원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의혹이 불거진 후 시청자들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박수홍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글은 물론, 개인적으로 겪은 박수홍의 미담을 쏟아내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 박수홍과 절친한 사이인 개그맨 손헌수가 박수홍이 힘들어하는 부분, 박수홍의 친형이 동생에게 피해를 준 부분을 증언하며 이슈는 더욱 커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의 과한 반응에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박수홍이 단기간에 확 떠서 돈을 번 스타가 아닌, 수십 년간 큰 무리 없이 활동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가족사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들쑤시기보다는 가족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평론가는 "사회적 응원이 있어야 피해를 끊고 회복할 방법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전방위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건드리는 것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게 하고, 당사자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어 친형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데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근 관찰 예능이 예능의 가장 메인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스타들이 가족을 공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트렌드가 됐다.
다만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장르답게 카메라 밖에서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대중이 몰입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
박수홍 이슈와 사안은 완전히 다르지만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했던 함소원-천화(陳華) 부부가 방송 조작 논란이 불거진 뒤 하차하고서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는 것도 관찰 예능의 힘을 입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