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1,400달러 현금 지원만 손꼽아 기다려”

미국뉴스 | 사회 | 2021-02-26 10:10:47

코로나,현금지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코로나19 대유행은 1년이라는 세월을 빼앗아갔다. 2주 자가격리만 하면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19 사태가 가족을 빼앗아가고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었고 1,00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으며 약 4,000만 명의 미국인들이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주택 위기를 겪으며 퇴거 위험에 처해있다. 7,90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전기료와 수도세 등 공공요금이 체납되어 전기가 끊어질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26일 연방하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 달러 규모 3차 경기부양안의 통과가 순풍을 달면 3월 중순께 1,400달러 현금 지원금을 받게 된다.

 

희망을 잃어가는 미국인들에게 경기부양책은 현금 지원 그 이상이다. 1인당 손에 쥐게 될 1,400달러는 퇴거 위협과 전기가 끊어질 위기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 10대 자녀가 건강을 되찾는 꿈을 꾸고 중단한 학업을 계속할 의지를 되찾게 해주고 비즈니스를 위한 종자돈이 될 수 있다.

 

USA투데이가 25일 게재한 ‘1,400달러를 받으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미국인 가정들의 답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얼마나 큰 비극을 안겼는지 말해준다.

 

남편과 함께 세 자녀를 키우는 벨레즈(38)는 지금 전기세와 수도세 1,300달러가 체납되어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디지털 쿠폰을 모으고 가장 싼 그로서리 가게를 찾아 세일품목을 구입하고 개스비를 아끼기 위해 늘 동선을 확인하지만 늘 생활비가 부족하다.

 

인스타카트에서 샤퍼로 일할 때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16세 쌍둥이 아들들과 대학생 딸이 집에 머물게 되면서 파트타임 일을 그만두고 용접공인 남편의 봉급으로 살아간다. 그녀가 책정한 5인 가족의 한달 식비는 1,000달러로, 1인당 한 끼 3달러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나마 두 아들이 학교에서 무료 점심을 먹으면서 걱정을 덜었다.

 

연방 농무부가 실시한 저소득층의 평균 식비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주당 155~205달러이다. 벨레즈는 “코로나19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현금 지원이 들어와 식비라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회계사로 근무한 미스티(40)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정리해고를 당했다. 실업수당 처리가 지연되면서 7개월 동안 이를 받지 못했다. 401K와 적금 해지로 1,600달러의 렌트와 생활비를 충당했지만 실직으로 건강보험이 없어지는 바람에 자폐와 양극 장애를 앓고 있는 큰 아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당장 문제였다.

 

결국 그녀는 세 자녀를 데리고 타운하우스에서 나와 트레일러로 이사를 했다. 이후 비영리단체에 일하기 시작했지만 밀린 1,100달러의 전기수도세와 자동차 페이먼트를 두 달째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때문에 10년 전 가정 폭력으로 이혼하면서 경험했던 나락으로 다시 떨어졌다는 그녀는 현금 지원금을 받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만성피부 염증 질환인 모낭염에 걸린 15세 딸의 수술 때문에 3년째 타주 병원을 찾고 있는 스테이시 로드리게스(36)는 요즘 손 소독을 하고 병실에 들어가 소독 물티슈로 딸의 병상을 닦는 것이 일상이다. 인디애나주에 거주하는 그녀는 지난 1월14번째 수술을 위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병원을 찾은 딸에게 합병증이 발생해 5주 째 병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 코로나19로 남편을 잃은 그녀는 딸만은 건강해져야 한다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보험사로부터 타주 병원비 정산이 거절되면서 5,000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현금 지원금이 손에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그녀는 “코로나가 내 삶을 망가뜨렸다”고 한탄할 뿐이다.

 

<하은선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서 태양광 모듈 본격 생산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서 태양광 모듈 본격 생산

생산능력 연간 3.3GW…"올해 IRA 혜택 1억4천만달러 예상"조지아주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전경[한화큐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북미

“테무 등 IT 업체 동원해 외국인 데이터 수집”

중국 국영 선전매체 폭로 중국의 국영 선전매체들이 자국 정보기술(IT)업체와 협력해 외국인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신문은 호주 캔버라 소

한인 64%“최근 1년간 기부 경험” 있다”
한인 64%“최근 1년간 기부 경험” 있다”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아시안아메리칸 기부 및 송금 현황’아시안중 일본계 72%·필리핀계 70% 보다 낮아18%는 “한국 자선단체에 기부 경험” 타 아시안보다 높아   미주 한인

‘밥도둑’ 오뚜기 카레 출시 55주년
‘밥도둑’ 오뚜기 카레 출시 55주년

1969년 창립 제품으로 레토르트 등 상품 다양  1969년 처음으로 출시된 오뚜기 카레. [오뚜기 제공]  오뚜기가 1969년 ‘창립 제품’으로 내놓은 ‘오뚜기 카레’가 출시 5

‘최고의 대용량 냉장고’는 한국산

컨슈머리포트, LG 선정 LG전자가 미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대용량 냉장고 평가에서 상위권을 석권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진보 상징 샌더스, 연방상원의원 4선 도전
진보 상징 샌더스, 연방상원의원 4선 도전

바이든보다 1살 더 많아   미국 진보정치의 상징적 인물로 올해 82세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이 11월 4선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했다. 무소속인 샌더스 의원은

한인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한인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노예 부부 다룬 논픽션 퓰리처상 수상 우일연 작가[퓰리처상 선정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인 작가의 논픽션 책이 미국 최대 권위를 가진 퓰리처상을 받았다.퓰리처상 선

한인 작가 서도호 ‘스미스소니언의 얼굴’ 됐다
한인 작가 서도호 ‘스미스소니언의 얼굴’ 됐다

국립아시아미술관 광장에 설치미술 ‘공인들’ 전시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작가의 ‘공인들’(Public Figures)이 미국 최대 아시아 전문 미술 기관인 워싱턴 DC

달러화, 주요 통화대비 약세 전환

‘달러 인덱스’ 105.0 기록 비농업 고용지표 완화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RB·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되면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다만, 일본 외환당국 달러

AI용 전력 확보하라… 기업들 에너지에 투자

MS, 재생에너지 100억 투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재생 에너지 개발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이를 위해 MS는 글로벌 대체 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이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