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평소 주변 직장 동료들보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추위를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최근에는 식욕도 떨어져 식사량도 줄었고 평소보다 부어 보인다는 동료들의 말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급기야 얼마 전부터 몸이 무겁고 무기력한 느낌이 심해져 겨울 감기가 심한 것 같아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내분비 기관으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 신호를 받아 갑상선 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속 에너지를 교환하거나 이동하는 대사 속도를 조절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말초 조직 대사가 떨어진 것을 말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자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1차성과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2차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대부분은 1차성이며, 이 가운데 70∼90%가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다. 이는 자가면역 반응이 갑상선에 발생해 자가항체가 만들어져 염증 세포가 갑상선에 모여 갑상선 세포가 점점 파괴되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몸속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 체온이 낮아져 추위를 심하게 타며 입맛이 없어진다. 반면 체중은 증가하거나 몸속에 여러 물질이 축적되면서 얼굴이 붓고 피부가 차고 건조한 증상이 나타난다.
피로ㆍ무기력ㆍ무관심 등 의욕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결핍 정도와 속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데 서서히 진행되면 증상이 약해 환자가 알아채기 어려울 때도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물을 통해 보충하는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내분비내과 전문의 진단에 따라 대사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해 일정 기간 복용 후 혈액검사로 확인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이광재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추운 겨울철에는 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감기로 오해하고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사람보다 추위를 많이 느끼고 자주 무기력해진다면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 과장은 “흔히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약물 치료를 받으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오해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던 약을 임의로 중단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질병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정기 검진과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