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등 해외로의 김치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전 세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높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발효 음식인 김치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세계에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김치를 대표로 하는 한국식품은 한류 열풍과 ‘건강한 식품’이라는 인식까지 확산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급등했다.
16일 관세청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451만달러로 전년보다 37.6% 늘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지난 2012년 1억661만달러 기록을 8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김치 수출액은 앞서 지난해 3분기까지 1억850만달러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연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현재 김치가 수출되고 있는 국가도 전 세계적으로 80여개 국가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 지사에 따르면 김치의 대미 수출 규모는 지난해 2,306만달러로 전년도의 1,480만달러에 비해 55.7%나 늘었다. 국가별로는 일본(7,110만달러)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김치 시장으로 부상했다.
주요 김치 수출업체로는 ‘종가집’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상과 ‘비비고’ 브랜드를 판매하는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이 있다.
대상의 경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40여개국에 김치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그중 미국 시장에서 김치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에서 한국 전통 음식이나 발효 음식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판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 현지에서 한인 등 아시안 마켓은 물론 대형 마트와 할인점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한 점도 김치 판매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자사 김치 수출 규모가 지난해 25%가량 증가했고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미국 시장으로 전년 대비 50% 정도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인마켓 관계자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실히 김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한인은 물론 아시안과 타민족 고객들의 김치 구입이 눈에 뛰게 늘었다”며 “수요에 비해 오히려 공급이 딸릴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인 고객들은 최근 한인마켓에서 김치의 종류와 수량이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또한 인기 한인식당의 경우 전체 고객의 4분의1, 많게는 3분의 1이 비한인 고객일 정도로 한국 음식을 찾는 비한인들이 날로 늘고 있다. 한 한인식당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들도 김치반찬을 꼭 찾고 더 달라는 경우도 많은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치 수출이 늘면서 한국 식품기업들은 미국 등 현지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은 김치의 세계화를 목표로 올해 안에 미국에 김치 생산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를 후원하며 비비고 김치 부스를 운영하는 등 비비고 브랜드를 무기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풀무원은 주류마켓을 대상으로는 주로 ‘나소야 김치’(Nasoya Kimchi)’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조환동 기자>